남영전시인의 토템사상에 대하여

서 지 월(한국 시인)

2008-03-23     동북아신문 기자
먼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이 분단된 지도 어언 60년이 되었다. 동족끼리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은 너무 많다. 내가 남달리 동북을 좋아해 7차례에 걸쳐 두루 밟아보았는데 갈수록 삭막하고 분열조짐이 일어나고 있더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과거 정치판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설득력을 더한 경우였는데, 보아하니 중국에서 뭉쳐도 민족의 자존을 지키기에 그리 쉽지 않을 터인데 조선족들끼리 뿔뿔이 자신의 목청 돋구기에 혈안이 되어 분열조짐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남영전시인의 대구 문학특강부터 말하겠다. 내가 지난 가을 장춘-연길-도문-돈화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장춘에 간 것은 2007년 장백산문학상 시상식에 한국시인으로 초청 되어 간 것이다. 거기서 여러 책들이 필요했는데 짐이 많고 여러 곳 이동해야 하는 본인의 사정 때문에 갖고 오지 못했다.


그래서, 마침 지난 1월 남영전시인께서 한국 서울에 오신 겸에 가지고 오셨는데 그 책만 받는다는게 예가 아니라 생각해 한국에 오셨으니 내겐 손님이라 대구에 좀 와 주십사하고 간곡히 부탁했으며, 신문 보도자료나 대구 프린스호텔에서의 <남영전선생님 문학특강> 및 유인물은 남영전시인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대구에서 20년 넘게 문학하면서 수많은 행사 많이 치른 경험으로 내가 "토템과 민족사상"이란 특강 제목을 붙여 대구의 언론에도 의뢰했으며, 낭송시작품도 남영전시인의 토템시가 너무 길어서 <곰> 외에는 낭송하기 적합한 시를 내가 임의로 시편을 골라 시낭송 전문가들에게 의뢰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학특강 전에 호텔 커피숖에서 남영전시인과 잠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내가 ‘남영전선생님의 토템시는 한국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당 서정주선생님의 샤마니즘하고도 연관이 있습니다. 서정주선생님께서 생전에 제게 자주 하시는 말씀이 ’국선사상‘으로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여자)으로 변신해 단군을 낳은 것에 비롯된다’고 했으며, 한국에서는 국선사상이 송수권 등 몇몇 전통 서정시인들에 의해 운운되어왔지만 아직 큰 파급은 되지 않고 있는데, 바로 남영전선생님의 토템시는 한국문학의 관점에서 보면 국선사상과 닿아 있으며 이는 아주 이례적인 일로 충분히 조명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내가 한국에서 한번 시도(논문 또는 평론 집필)해 볼 요량이라고 내 뜻을 밝혔던 것이다.


바로, 한국 대구에서의 남영전시인 초청 문학특강 주제를 내가 국선사상 즉 단군사상에 결부시킨 것에 불과하다. 앞서 밝혔다시피 사전 언론보도에도 남영전 토템시를 보는 나의 관점에서 기술해 배포한 것이다. 이게 마냥 남영전시인의 자발적인 행위인 양 여기저기서 말이 다르다고 인신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나를 곤혹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천부당만부당하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다.


  꼭, 밝혀두는 것은 사실 대구시인들과의 간담회 형식으로 저녁이나 한 끼 먹으며 통성명하고 둥근 테이블에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그냥은 심심하고 또 문학을 하는 사람들 모임이니 먼 중국에서 같은 핏줄인 시인이 오셨으니 반갑지 아니한가. 그래서 내 나름으로 현수막도 하나 걸고 마이크 앞에 순서 없이 나가 축사랄까 환영사랄까 기념사랄까 문화예술인 약간 명이 참여했는데, 부산에서는 <문예시대> 주간인 배상호시인, <문예시대> 후원회 회장인 조헌호시인, 이문용시인 등 5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축사를 한 배상호시인도 ‘이렇게 대구에서 초청해 주니 감사하다’며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으며 조헌호 이문용시인은 초대시인으로 자작시를 낭독했다. 남영전시인은 몇몇이 그냥 식사나 하며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융성한 대접을 받으니 당혹스럽고 한편 감격스럽기도 하다며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기에 남영전시인이 거창하게 토템시에 대해 강론을 펼친게 아니라 반갑다는 인사말 그리고 자신의 토템시에 대해서는 긍정이 있는가 하면 비판도 있는데 그래야 발전적이지 않느냐는 소감을 짤막하게 피력했다. 그리고 남영전시인은 자신의 토템사상에 대해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이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조화를 이루는 관념이며 민족은 문화의 개념이지 혈통의 개념이 아니지 않느냐고 견해를 밝혔다.


부산에서 발간되고 있는 문예지인 <문예시대> 2006년 봄호(49기)에 발표된 《토템문화가 현대인류에 주는 중요한 계시》의 내용을 그대로 강조한 것이다.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남영전시인의 토템에 대한 관점은 일관된 견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구에 와서 거창하게 민족  운운했는 것으로 몇몇 조선족 평자들이 과대포장의 오류를 자청해 문단적 무지를 드러내 물의를 일으킨 아주 부끄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다음, 토템사상이란 조선민족의 고유권한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의 견해다. ‘나뭇꾼과 선녀’ 이야기가 있듯이 곰 즉 토템신앙은 전세계 어느 민족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신앙이며 그것을 어떤 역사배경과 설화에서 끄집어 내어 자신들의 고유신앙으로 자리잡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문학을 하며 어릴 적부터 한국에서 오천년 역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온 나로서는 남영전시인의 토템사상을 단군사상으로 보는 것이다.(나의 관점에서 본 작품론이 될 것이다.)


 앞에서 말한 미당 서정주선생님께서 생전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 내가 초청한 것이다.(내가 초청 안하면 누가 하겠는가) 마침 MBC 문화방송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 수락을 했었는데 한국 달성서씨 본거지인 귀암서원(조선 초기 대학자 서거정선생 등 모시고 있는 사당이기도 함)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달성서씨 종친 앞에서 일본을 이야기 하시며 미당 서정주선생님은 ‘우리 먼 조상이신 서불(俆佛)이라는 어른이 진시황의 부름으로 선남선녀를 데리고 간 곳이 일본국’이라 하셨다. 


사실은 한족이라는 것도 조선민족이라는 것도 일본인이라는 것도 수천년 역사를 이어내려 오며 믹서되어 그것이 그것이라 보는데, 다만 국가관, 민족성, 전통 및 문화수용에 의해 자리매김 된게 민족 분류라 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고대국가인 부여나 고구려 또는 발해 민족은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내가 생각하기로는 사라진게 아니고 어느 민족엔가로 융화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저 실크로드 사막으로 끌려간 고구려 유민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그러니, 따지고 보면 달성서씨도 중국 성(姓)이라 한다. 성씨(姓氏)는 그렇다 치더라도 남영전시인의 토템사상 발언을 두고 마치 대구에 가서는 자신의 토템시에 대해 한민족(조선민족)의 거대 불멸의 사상으로 도배한 발언을 한 것처럼 유포되고 있는데, 이는 문학적 행위로도 온당하지 않은 처사이며 설혹 의문이 간다면 당사자에게 어떤 강론을 했는지(사실은 강론도 아니었지만) 먼저 알아나 보고 비판할 일이지 멀쩡한 사람 목에 혹을 붙이는(혹은 암(癌)의 일종으로 아주 무서운 병) 지엄하지 못한 인신공격적인 말까지 하면서 감정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못난 조선민족의 수치라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의 비평가나 문인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문장 속에 감정이입법을 잘 쓰지 않는다. 논리적인 젊잖은 말로 기술한다. 신문의 경우도 대개 그러하다. 문학은 일반사람이나 욕지꺼리 하며 싸우는 상인들 시장판이 아니기에 보다 지적인 논리로 갑론을박해야 하리라 본다. 특히 인테넷의 경우, 검정되지 못한 자료나 개인의 논리가 정면으로 비화된다면 이는 엄청난 오류를 자청해 나중에 가서는 수습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도 하니 문인들은 아주 심사숙고해야 될 줄 안다.


앞서 밝혔듯이, <문예시대> 2006년 봄호에서 밝힌 바 그대로《토템문화가 현대인류에 주는 중요한 계시》, 그 내용을 그대로 강조한 것으로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남영전시인의 토템에 대한 관점은 일관된 견해였음을 밝혀둔다. 내가 보기에도 남영전시인이 우둔하다거나 신중하지  못하게 말을 기분대로 퍼내는 물두레박 같은 그런 어리석은 우를 범하는 시인으로 전혀 생각지 않는다.

나는 내 개인적으로는, 지구상에 공존하는 각 국가나 민족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논리를 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한족은 한족의 토템으로 몽골족은 몽골족의 토템으로 아니면 전인류가 공감하는 토템사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논리를 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어느 민족에게도 해당 되리라 본다. 각기 자신들 민족의 것으로 어떤 유형으로 고유화 시키느냐 하는 것인데 내가 봤을 때는 조선민족 즉 단군신화와 관련된 토템으로 해석되어지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해와 달, 별, 흙 등도 우리 조선민족의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남영전시인의 토템사상은 광의적인 안목으로 인식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이며 나아가서 인간과 자연간의 조화를 이루는 관계로 보는 인류의 미래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고 보는 견해다.


어떤 문학세계든 개연성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동족끼리 학문적인 요소를 가지고 너무 격분하는 투로 글을 꾸미지 말고 논문이면 논문 평문(문학평론)이면 평문의 품위를 유지하며 써내려가는 글이었으면 참 좋겠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과 소수민족이란 이중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조선족들에게 남달리 대리고난이랄까 아픔 같은 것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특히 동족끼리 싸잡아서 내뱉는 어투는 지양되어야 하리라.


끝으로, 남영전시인의 토템사상과 대구 문학특강에서의 시낭송가들이 구연한 남영전 고구려 시편과는 연관을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억지이다. 미안하지만 여러 글에서 접해보았는데 중국 조선족 문인들은(물론 극소수이지만) 신문기사도 그렇고 논문이나 평문도 품위가 떨어지는 문구가 많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견이 들어가면 품위를 떨어뜨림은 물론 설득력을 잃게 된다.


**[부연] 


  ㅡ한국의 경우 <창작과 비평> 2001년 여름호에 K시인이 스승이 세상을 뜬지 6개월만에 스승의 시뿐만 아니라 스승의 시를 인생역정에 마구 갖다붙여 빗댄 글이 구구절절 오류를 범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는데 이는 바로 그릇된 포장에 있었던 것이다. 그 시를 낱낱이 잘 모르는 독자는 속아 넘어갈 수도 있는 아주 위험성이 따른 것도 지적이 되었다. 즉 인신공격적인 글이라는 것이다.  (2008년 3월 19일 밤, 02시 55분 서지월시인 집필)


   徐芝月(韓國詩人): 서지월시인은 1955년, 중국 맹상군과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 그리고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에서 태어났다. 한국에서는 전통서정시의 맥을 잇고 있는 보기 드문 시인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가 하면, 민족서정시인으로서도 그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1985년「심상」및「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朝鮮의 눈발> 등 각각 시가,「아동문예」신인문학상에는 동시가 당선되어 한국문단에 데뷔해 시인 겸 아동문학가로 활동해 왔다. 대구시인협회상, 중국「長白山文學賞」등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정부로부터「전업작가 정부특별 문예창작지원금 수혜시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앙일보 '한국을 움직인 인물들', 조선일보 '국내 주요인사 인물정보 BD', 연합뉴스 '한국 주요인물'에 선정 되었으며, 2007년 한국시인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향토적인 삶을 찬양하고 노래하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시인으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 한국전원생활운동본부 주관으로 詩碑「신 귀거래사」가 영천 보현산자연수련원에 세워졌는가 하면, 2007년에는 달성군 주관, 한국시인협회 MBC KBS 등 후원으로 詩碑「비슬산 참꽃」이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세워졌다. 2008년, 서울특별시「시가 흐르는 서울」에 시 <내 사랑>, <인생을 묻는 그대에게>가 선정되었다.현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이며. 18년째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