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 거절 가출했다 추방위기 몰려

성(性) 불구 남편 동정해 결혼한 동포 여성 강체 추방 위기

2004-02-03     운영자
중국동포 최모씨(28세, 길림성 도문시)는 중매인의 소개로 2001년 7월에 한국인 오모씨(38세, 전북 익산시)와 결혼해 그해 12월에 한국으로 왔다.
최씨와 오씨는 중국 용정에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치렀는데 결혼식을 치르기 전에 장춘시 모 병원에 가 신체 검사를 한 결과 담당의사로부터 오씨가 생식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 때 최씨는 “신랑 될 사람이 마음씨는 착하지만 신체상황이 그러니 구만리 같은 앞날을 어떻게 살아 가겠는가”며 결혼식을 거절했다. 며느리를 데리러 중국으로 온 오씨의 어머니는 “한국에 가 아들의 병을 꼭 치료해 행복하게 살게 해 주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통사정을 했다. 최씨는 그 말을 받아들여 ‘일단 무엇이든 되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꽃너울을 쓰고 말았다. 시집 문턱에 발을 들여놓은 최씨는 시부모를 모시며 잘 살아보려고 작심하였다. 그러나 섣부르게 한 결혼으로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아들에게 병 치료에 좋다는 약을 다 구해 복용시켰지만 남편의 병은 조금도 호전이 안 되었다. 최씨의 말에 따르면 결혼해 집을 나오기 전까지 8개월 사이 남편과 한 잠자리에서 잤지만 한번도 부부생활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은 밤이면 아무 말 없이 잠만 자고 그런 생각은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최씨는 마음씨 착한 남편을 두고 차마 이혼이란 말을 할 수 없어 하루 이틀 애꿎은 세월만 보냈다. 시집 온지 7, 8개월에 며느리에게 태기가 없자 동네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기 시작하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병원에 가 인공수정을 해 아이를 낳자고 사정하기 시작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최씨는 결혼 8개월만에 시집을 뛰쳐 나오고 말았다. 최씨는 지금 서울시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숨을 죽이고 하루하루 일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모 초청으로 한국에 온 최씨의 어머니 박모씨도 입국한지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체류 연기도 하지 못하고 딸과 똑같은 불법체류자로 되어 월세방에서 병 치료(한국에 와 얼마 되지 않아 면풍을 맞았음)를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가고 있다. 박씨의 말에 따르면 오씨는 어렸을 적에 뇌막염을 심하게 앓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에 오석환씨는 한 한국여성과 결혼했는데 그 여인이 결혼 얼마 후 자기 물건을 챙겨 가지고 사라져 버렸다 한다. 그들 모녀는 지금 어느 때 갑자기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경찰에 잡혀 중국으로 강제추방 당할지 근심되어 초조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 박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