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취자, 우리는 누구인가? (5)

2008-03-20     동북아신문 기자

내가 얼굴을 찡그리니 동행했던 친구가 웃는다. 사장을 만나란다. 그냥 가기도 그렇고 그래서 사장을 만나 이렇게 냄새나는 곳에서는 일을 못하는 체질이여서 정말 미안하다고 여쭈었다. 사장님이 웃으면서 일주일만 지나면 괜찮다고 했다.

 (일주일후면 후각기능을 상실한다?) 로 리해되여서 돌아섰다.

소개소에 찾아가서 소개해준 회사들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며 소개비를 반환할것을 요구했다. 안된다고 한다. 그만한 정보를 제공했는데 하고 안하고는 자신의 문제지 소개소의 문제가 아니란다.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따지고들었더니 이것은 곧 법이란다.

그러면서 경상남도 고성부근의 모 조선업체를 소개해준다. 전화상담을 하라면서 전화번호를 준다. 할수 없어 전화로 련계했더니 한번 왔다가라고 한다. 용접을 해보았나? 철근일을 해보았나? 묻는것을 다 못해보았다고 하니 그럼 한 석달 일하면서 배우란다. 로임에 대해 물었더니 시간당 4천원인데 한달 일하면 두루두루 합쳐서 130만원은 될거란다. 근로계약을 체결하는가 물었더니 그것도 가능하단다.

마음이 움직였다. 500여명의 근로자가 있는 큰 기업이고 기술도 배울수 있고 숙식도 제공한다니 ... 그러나 말만 듣고 결단 내리기 어려운것이 한국에서의 취업현실이였다. 평택에 있는 친구한테서도 이틀만에 소식이 왔다. 주간휴식도 없이 매일 일해야 130만원이 가능한데 기술을 배울수 있다는 그외에는 정말 다른 좋은 점은 없다는 대답이다. 일단 기술만 익숙해지면 한달에 5만원씩 추가해주는데 1년이 지나면 200만이상을 받을거란다. 구정까지 지내보라고 말했다. 그것이 확실하다면 거기로 가리라 마음을 먹기도 하였다.

직업을 찾지 못해 헤매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것을 난 잘 알고있다. 곁에 있는 선배가 너털웃음을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해주었다. 중국에 있을 때 화룡시 모 진의 신용사 주임으로 있던 선배다. 선배의 말을 빈다면 한국은 부지런하게 일하는 사람에게는 어디 가나 살수있는 곳이란다. 그러면서 소학교 교과서에서 배워준 《로동을 사랑하라》는 말을 잊었는가고 묻는다. 일이 사랑이란다. 부모자식간에도 일은 사랑인데 자기의 호주머니한테는 더구나 큰 사랑이 된다고 말하는 선배의 얼굴에는 근엄한 기색까지 어리였다.

길림신문 / 김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