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여성, 법무부의 무리한 단속에 쫓겨 8층 추락, 사망
17일(목) 오전 10시 - 추모식, 기자회견 열어
막가는 단속방식... 쥐보다 못한 이주노동자 운명
법무부 출입국의 무리한 단속으로 인해 이주노동자 및 중국동포들의 사망 및 부상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동포 권봉옥(여.50 중국 길림)씨가 15일 오후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을 피하려다 자신이 일하던 모텔 8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팀 5명은 불법체류자가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L모텔에 진입했다.
권씨는 8층 복도를 청소하던 도중 단속반과 마주치자 8층 객실로 피신해 문을 잠갔다. 단속반원들이 문을 열라고 소리치면서 모텔 관계자에게 마스터키를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동안 “쿵” 소리와 함께 추락사 했다. 권씨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경찰은 “출입국 직원들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객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자 마스터키를 이용,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했더니 객실 창문을 통해 뛰어 내린 것 같다”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권씨는 하나밖에 없는 딸이 다리를 다쳐 치료비로 많은 돈을 쓰게 되어 빚을 지게 되었다. 돈을 벌어 빚도 갚고, 딸 교육도 시키려고 1990년경 한국에 일하러 나오려다가 당시 중국돈 인민폐 10만원 정도(당시 한국돈 환산 천만원정도)를 사기당했다.
이후 조선족 사기피해자 구제책의 일환으로 한국에 2000년 1월 17일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권씨는 연수생으로 일하다가 이탈하여 미등록(불법체류)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씨는 2004년 오토바이에 부디치는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불법체류자인 관계로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돈으로 디스크수술을 하는 등 오래 동안 일을 하지 못해 빚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의 딸이 중국의 명문대학인 북경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무부수원출입국은 지난해 11월 25일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발안 '중국인교회'(담임 김해성 목사)에 난입, 이 교회에 중국 이주노동자 2명이 강제 연행을 피하기 위해 3층 옥상에서 뛰어 내리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다.
당시 중상을 입은 손군생(40·요녕성 단동시)씨와 정덕성(26·요녕성 단동시)씨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에 옮겨져 수술과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이와 함께 이 의원에 입원 중인 중국 이주노동자 오홍화(41 흑룡강성 오상시)씨는 지난해 10월 춘천시 정화조 공장에서 일하던 중, 경찰의 단속을 피해 2층에서 뛰어내리다 중상을 입는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이선희(목사)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서울센터소장은 “쥐도 도망갈 구멍을 내 주지 않고 몰면 달려든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단속을 하더라도 생명을 위협하는 단속 방식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더 이상 도망갈 곳 없는 이주노동자들을 사각지대로 몰아넣는 무리한 단속방식이 이번 추락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제공=중국동포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