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대학교 조선족유학생 이춘조 소프라노 독창회 개최

2007-12-11     동북아신문 기자

지난 12월 13일 오후 한세대학교 대연주홀에서는 중국동포 이 춘조 소프라노 독창회가 조용히 개최되었다.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그번 독창회에서 이 춘조 소프라노는 1.30시간의  독무대를 혼자 소화하면서 학생티를 벗어나 프로에 가까운 소프라노의 진 모습을 보여주어 장내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 춘조는 1982년에 중국 흑용강성서 두 번째 큰 도시 치치할에서 태어나 치치할 실험중학교(한족학교)를 다녔고 하얼빈 사범대학 성악전과(4년제) 졸업했으며 현재는 한국 한세대 대학원 성악학부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 조선족유학생이다. 

 

이 춘조를 남달리 사랑하는 그녀의 부친 이 명호 씨는 치치하얼 민족 악단의 단장이었기에 자식에 대해 남모르게 영향을 주었다.


중국에서 대학 다니면서 이 춘조는 비교적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8월, 전국 조선족 성악콩쿠르에서 청년부 1등상 전국 3등상, 2003년 하얼빈 청년가수 콩쿠르서 1등상, 2004년 전국대학교학생 가수 콩쿠르서 1등상 등을 수상하였다.  


 

한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부 김종호 교수는 애제자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 춘조 학생은 중국에서 기본기를 잘 닦아왔습니다. 그는 갖고 있는 재능이 뛰어나지요. 좋은 것은 소리입니다. 또 질 좋은 몸을 갖고 있지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게 호흡조절이 잘 되는 몸을 가져야 성악가로 자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춘조는 성악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지요. 이제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같은 서양음악이 발달한 나라로 가서 계속 전공하면서 가수로도 출연하고, 그렇게 기량을 쌓으면 프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춘조는 마땅히 프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이 춘조는 대학입학 2~3달을 앞두고 음학대학에 가 성악을 전공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물론 사전에 부친의 인도를 받아 성악에 대해 꿈을 꾸고 기량을 닦아오기도 하였다. 그의 지도교수는 상해 음대를 나온 하얼빈 음악대학의 장 금화 강사였다.


중국서 음대를 다녀도 돈이 많이 든다고 하였다. 한해에 인민폐 3만 위안, 그러니 4년 동안 12여 만 위안을 쓴 것이다. 그런 학자금은 부친이 애들의 관현악 과외를 해서 번 돈과 모친의 노임 전부를 합친 것이라 한다.


중국서 한국에 유학와 대학원 음대를 다니자면 1년에 학자금과 생활비용을 합치면 10만 위안(한폐 1천3백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이 춘조에게 모든 재력을 건 셈이다. 그런 것 잘 알기에 이 춘조도 열심히 뛰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한족학교를 다녔기에 한글과 한국어를 모른다. 한국에 온 후 그는 언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애들과 친하게 다니면서 대화능력을 높이였다. 평소에는 또 식당 같은 데 다니면서 알바를 하여 매달 30만 원의 생활비용을 번다고 한다.


이 춘조의 할아버지는 13세에 한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하얼빈으로 이주를 했다. 노년에 폐기종으로 몸져눕자 1978년에 중공 국무원에 편지를 띄워 한국방문을 소원했었다. 중공 국무원에서는 중한(中韓) 간에 외교관계를 건립하지 않아(당시 상황) 한국을 방문을 할 수 없다는 회답을 인차 보내왔다고 한다. 노인은 1980년도에 마침내 세상을 하직, 저 나라로 가면서 아들 이 명호 씨에게 한국 고향마을의 주소를 알려주면서 꼭 한번 찾아볼 것을 부탁하였다고 한다.  


“고향이 어딘가요?”하고 김종호 지도교수가 물었다.

“전라북도라고 하든데요…전주입니다.”

“전주면 내 고향인데…”

정말 묘한 일치였다. 그래서 그들은 더 기뻐했다.   


이 춘조의 부모님들은 이 춘조가 유학 오자 유학생학부모초청 비자를 받고 입국한 것이다. 이 춘조의 학비를 벌면서 집식구가 같이 생활하기 위해서다.

“이 세상에 한집안 식구가 같이 생활하는 것보다 기쁜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생활여건이 아무리 좋아도 다 버리고 이렇게 와서 막 노동을 하고 있지만, 춘조가 저렇게 잘하고 있으니 정말 기쁩니다. 힘든 줄 모르겠습니다. 또 이렇게 훌륭한 지도교수님께서 우리 춘조를 사랑해주시고 잘 가르치시니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이 명호씨가 더듬거리면서 손을 가슴에 모았다.


이제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춘조는 저명한 소프라노가 되어 우리 민족을 위해 세계에 이름을 떨칠 것이다. 그날이 꼭 올 것이다. 지금 이 춘조는 바로 그날을 꿈꾸고 있었다.


현재 한세대는 7개 학부(신학, 미디어영상, 관광복지경영, 경찰행정, IT, 음악, 디자인), 일반대학원과 목회전문대학원 및 4개의 특수대학원으로 구성된 종합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리전트대학 외 2개 대학,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음악대학, 오스트리아의 그라츠대학, 중국의 상하이음악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지금 한세대 대학원에는 중국 학생들이 11명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