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연재44)

한국으로 시집가고 싶은 처녀동무들에게(9)

2007-12-02     김석

총각동무들, 우리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펼쳐볼까요? 상상력이란 뜬 구름처럼 하늘 높이 느껴지지만 실은 하나도 대단한 거 없습니다.

 

까마귀만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도 멋진 상상의 날개를 겨드랑이에 달고 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니까요..^^

 

까마귀처럼 여러분들도 한번 힘차게 날개를 펄떡거리면, 단숨에 구름 위로 날아올라갈 수 있습니다.

 

구름 위에 선 기분 모르시지요..^^

 

구름 위에 선 그 기분은 까마귀가 잘 압니다. 까마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구름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그네 타는 거와 비슷합니다..^^

 

총각동무들,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딱 일분만 두 눈을 꼭 감고 있어보세요. 까마귀가 여러분들을 구름 위로 보내주지요.

 

까마귀 1호, 발사~

 

1초가 지났습니다. 5초가 지났습니다. 10초가 지났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눈에 뭐가 보이십니까? 안개가 끼워 아무 것도 안 보이지요. 잠시만 좀 더 기다려 주세요.

 

20초가 지났습니다. 30초가 지났습니다. 40초가 지났습니다.

 

지금은 뭐가 보이십니까? 안개가 서서히 걷이며 사람 윤곽이 보이지 않나요? 그 사람이 님들을 향해 손을 젓고 있지 않나요?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아가씨지요. 그 아가씨 참 예쁘지 않나요? 어디서 본 기억이 없나요?

 

잘 생각이 안 나시나요? 혹시 꿈 속에서 만난 적은 없나요?

 

아직도 오리무중인 것 같은데, 시간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까마귀가 답을 알려드리지요.

 

미모의 그녀는 바로 여러분들의 이상형입니다.

 

여러분들의 눈에 짱쯔이가 보이면 짱쯔이처럼 귀여운 스타일이 이상형이고, 김희선이 보이면 김희선처럼 늘씬한 여자가 이상형입니다.

 

장만옥이 보이면 장만옥처럼 고양이 같은 여자와 결혼하고 싶고, 이영애가 보이면 이영애처럼 무던하게 생긴 생긴 맏며느리형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은 겁니다.

 

까마귀가 틀린 말을 한 거 아니지요..^^

 

대신 까마귀가 하늘을 훨훨 나는 모습이 보였다면 당연히 까마귀처럼 지적이고 신사적인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겁니다.

 

시방 까마귀를 본 사람은 없습니까..^^

 

근데, 다시 눈을 뜨고 보니 뭐가 보입니까? 재수없는 까마귀 밖에 안 보이지요. 짱쯔이도 김희선도 장만옥도 이영애도 모두 도망가버렸지요.

 

알고 보니 모두 그림 속의 떡이었네요..^^

 

총각동무들, 왜 기분이 꿀꿀하십니까? 괜히 까마귀에게 속았다고 생각하십니까? 까마귀가 농담을 한건데 제발 쪼잔하게 놀지 마세요. 

 

속아도 잠시라도 기분이 좋았던 거 아닙니까?덕분에 오늘 하루만은 여자 생각을 안 해도 되지 않을까요?

 

1분이 모자란다면 1분 시간을 더 드릴께요 ..^^

 

이번에는 달나라로 보내줄까요..^^

 

까마귀 2호, 스탠 바이~

 

 

 

 

 

 

 

(담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