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 동포문제의 해법에 관한 공청회

2004-01-10     운영자
고향에 와서 살 권리 찾기운동’ 측과 ‘재외동포법 개정운동’ 측과의 이견 좁히지 못해...

지난 1월 7일 오후 2시, 서대문 4.19기념도서관에서는 재중 동포문제의 해법에 관한 공청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국적 회복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조선족 교회’와 재외동포의 수혜 범위에 중국동포를 완전 포함시키자는 방향으로 재외동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동포의 집’은 기존의 심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해외교포문제연구소의 주최로 공청회를 열게 된 것이다.
박영순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공청회에서 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는 ‘국적회복을 통한 해법이 바람직하다’는 주제발표를, 조선족복지센터의 임광빈 목사는 ‘재외동포법 개정이 타당하다’는 주제발표를 각각 하였다. 국적회복신청을 맡았던 정대화 변호사가 서목사 측 토론자로, 중국동포의 집 김해성 목사는 임목사 측 토론자로 참여했다.

서경석 목사는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 운동의 성과로 자진출국 후에 고용허가제로 재입국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중국에서 국적회복운동 참가자에 대한 불이익이 있다는 소문은 어디까지나 악성 루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광빈 목사는 재외동포법 만이 중국동포들이 마음 놓고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 날 회의장에는 58일째 기독교회관 등에서 재외동포법 관련 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선족 100여 명이 방청을 와 있었고, 조선족교회 측에서는 20여 명이 방청했다.

이날 토론자인 김해성목사는 강도 높게 서경석목사를 비판했으며 서경석목사는 다시 시간을 얻어 이 비판에 일일이 답변했다. 이에 김해성목사가 다시 서경석목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후 서목사가 다시 답변하려고 하자 김해성목사가 답변을 하지 말고 식사하러가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의, 서목사는 결국 이를 받아들여 답변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 공청회는 쌍방이 합리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신공격의 장으로 변질되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공청회 후에도 회의장 밖에서는 양 측에서 방청을 왔던 조선족끼리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이 있었다. 공청회를 끝내고 서경석, 임광빈, 김해성목사는 함께 식사를 하며 차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의견차이를 좁히고 화해를 모색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었으나 결론은 도출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