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動은 위대하다
<최황규 목사 칼럼>
盛夏(성하)다. 녹색의 饗宴(향연)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온갖 동식물들의 생명활동이 왕성하다. 지렁이가 땅을 간다. 개미들이 분주히 오간다. 작은 벌레들도 바삐 움직인다. 새들은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그리고 밤이 찾아오면 모두가 쉰다. 어둠이 생명체들을 안식으로 이끈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도 끊임없이 태양계를 달린다. 온 우주의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이 일정한 박자에 맞추어 돌고 달리고 움직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움직인다. 그래서 고대 희랍의 한 哲人(철인)은 “萬物(만물)은 流轉(유전)한다”고 했다. 흐르고 돈다는 의미다.
우리가 우주가 流轉(유전)하는 근본목적까지 알아내고 산다는 것은 평범한 인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天文(천문)과 地理(지리)에 통하는 道(도)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나 관심거리다.
우리 인간에게 국한시켜 볼 때 인간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노동이라는 생산활동을 해왔다. 노동이 없이는 생존이 되질 않는 인간역사다. 돌칼과 돌도끼를 들고 들과 산을 뛰어다니며 먹이를 구하고 생을 이어갔다. 그러다 농업혁명을 하고 후에는 산업혁명을 하고 이젠 정보화 혁명의 시대에도 인간은 노동활동을 이어간다. 노동은 인간생존의 제일조건이다.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말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
노동은 고되다. 땀이 흐른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포들을 보면 노동의지가 강렬하다. 생산활동인 노동을 통해 개인과 가정의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득 찼다. 이렇게 노동의지가 강렬한 개인과 민족일수록 興(흥)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런 동포들을 보면 200만 조선족의 미래는 밝다. 前途가 명백하고 희망은 현실이 된다. 땀을 흘려 일하는 동포들이 있기에 조선족은 동북아시아에서 반드시 기적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얻는 당연한 통찰이자 역사가 주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아침 새벽에 일어나 현장일을 하러 가는 동포들. 하루 12시간 13시간 식당에서 일하는 동포들... 이런 동포들의 삶은 위대한 찬양을 받아 마땅하다.
게으른 개인과 민족이 흥한 적이 있는가? 도전하지 않는 개인과 민족이 흥한 적이 있는가? 본향을 떠나 타향으로 떠나 일을 해보지 않은 개인과 민족이 흥한 적이 있는가?
동포들의 땀은 고스란히 200만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유전자가 될 것이다. 부지런한 유전자가 후손에게 이어지고 또 이어질 것이다.
나는 이렇게 땀 흘려 일하는 동포들이 200만 동포의 先驅者요 先見者요 先覺者라 믿는다. 먼저 달려 나갔기 때문에 세상을 먼저 보았다. 선구자요 선견자다. 보는 게 있어야 깨닫는 게 있다. 百聞이 不如一見이라 하지 않나. 먼저 보고 먼저 달려가니 먼저 깨닫는 것이 있다. 깨달음이 있어야 행동도 나오는 것이다.
한국으로 일하러 떠나 가정이 깨졌다고 누가 이야기 하는가? 조선족 학교가 없어졌다고 누가 이야기 하는가? 창조적 도전에 어찌 희생과 눈물이 없겠는가? 창조적 해체와 창조적 재건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는 200만 동포들의 당당한 대오가 있을 뿐이다. 난 이 대오를 볼 때마다 우리 민족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 동포 여러분, 파이팅!
서울중국인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