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이광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인터뷰

입양인 등 소외된 동포를 포용하는 동포정책 펴겠다

2003-12-22     운영자
[서울=연합뉴스]2003-12-21

"인간의 본성은 결국 고향을 찾기 마련이므로 모 국을 떠난 자기 민족을 먼저 사랑하고 안아주는 것이 국제화의 첫 걸음이다." 2003년 10월 취임후 미주동포 방문, 2004년 사업계획 수립 등 바쁜 일정을 보내 고 있는 이광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지난 몇년간 재외동포를 보는 인식은 높아 졌으나 그들과 함께 할 정책의 변화는 미미했다"며 "2004년은 한인 국제결혼자, 입 양인 등 소외된 동포를 모두 포용하는 새로운 동포정책을 펴고 싶다"고 연합뉴스와 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새해 동포정책과 관련 이 이사장의 포부를 들어본다.

- 2003년 재외동포 사회를 돌아본다면.

▲먼저 중국동포 문제가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에 주목한다. 가시적인 성 과는 아직 없지만 그들의 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향후의 문제해결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세계한상(韓商)대회"가 전임 이사장의 노력과 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다.

-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 포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법개정 후 나타나는 현실적인 문제는 시행령을 통해 보완하면 되는 만큼 현 국회의원들의 임기 내에 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 시민사회단 체, 국회의원 등과 함께 법 개정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 방향은.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한민족의 장점이자 약점이다. 세상은 다민족 국가로 변 해가고 있는데 단일민족이라는 틀에 얽매여 다른 민족과 어울리지 못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 현지에서 성공한 동포들과 재중ㆍ재러시아 동포, 한인 국제결혼자, 입양인 등을 모두 껴안는 "포용정책"을 펼쳐야 한다.

- 2004년 중점 과제는.

▲2004년은 러시아 이민 1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러시아로 간 동포들이 한인 근 세 이민사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고 범 세계적인 행사로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인 사들과 협의해 "2004 세계한인지도자대회"를 모스크바에서 여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 다. 또 "세계한상대회"가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

- 취임할 때 강조한 입양인 행사 관련 계획은.

▲2004년은 한국인의 해외 입양이 시작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 그들은 현지의 실력있는 인사들로 성공했다.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2004년 입양 한국인 다함께" 행사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등 그들이 모국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신규사업 지원을 위한 예산 증액 방안은.

▲재외동포들이 공식ㆍ비공식적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돈이 50억달러가 넘는다.

이러한 동포들의 역량을 정확하게 수치로 만들어 관계부처에 정당하게 요구할 것이 다. 동포단체 등에 지원하는 사업도 공평하게 선별할 것이며, 1회성 행사에는 지원 하지 않을 것이다. 재단의 지원을 받고자하는 동포단체 등도 나름대로 현지 관련 부 처의 적은 예산이라도 따내는 등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불법체류자 문제와 조선족 국적회복 운동에 대한 견해는.

▲세계 어느나라에 가도 불법체류자는 있다. 그들을 쫓아낸다고 해서 다시는 안 오는가. 미주 동포들도 그렇게 불법체류자로 건너가 성공한 예가 많다. 오히려 미주 동포들이 이런 모국의 현실에 대해 의아해하며 가슴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조 선족 국적회복 운동이 만의 하나 불법체류 연장을 위한 한 방편으로 이용된다면 우 려할 일이다. 이는 국가간의 문제이므로 신중한 해결방법이 필요하며 불법체류문제 와 섞여버리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 재외동포에 대한 당부의 말씀은.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는다면 우리 한민족은 당연히 그 고통을 나눠 야 한다. 앞으로도 힘든 시련이 많을 것이지만 고통은 나누고 기쁨은 함께 한다는 재외동포재단의 존재이유를 잊지 않을 것이니 동포 여러분들도 열심히 살아주기를 바란다.

yoo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