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한국 전통예술의 밤', 환상적 무대에 관객 열광

2007-05-28     동북아신문 기자
 

▲ 송영숙 아우름전통예술단 대표가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예술가들이 중국 칭다오(青岛)에서 수준높은 한국 전통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칭다오경제기술개발구정부, 칭다오에이스아카데미, 칭다오정도투자자문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춤예술원이 주관한 '한국 전통예술의 밤' 행사가 지난 26, 27일 이틀 동안 칭다오경제기술개발구정부 회의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별다른 홍보활동을 펼치지 않았으나 주로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참가해 이틀 모두 550석이 되는 회의센터를 가득 메우는 등 관객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 '승무'를 추고 있는 이철진 한국춤예술원 대표


공연 이틀째인 지난 27일 오후 7시. 나라와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한국의 전통음악곡인 '천년만세'가 연주되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뒤이어 이번 공연의 총 연출을 맡은 이철진 한국춤예술원 대표가 한국춤을 대표하는 춤의 하나로 전통춤의 백미로 손꼽히는 '승무'를 선보였다.
또한 이은주 댄스어트룹 무빙게이트 대표는 인도의 고귀한 향(香)인 '침향'이 서린 속에서 추는 춤이라는 뜻을 가진 '침향무(沈香舞)'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이수자인 문수정씨가 '가야금병창'을 하고 있다.


심청가 중 방아타령을 연주한 '가야금 병창'과 이도령과 성춘향을 연상시키는 듀엣 연기를 보인 '사랑가' 춤은 이전에 많이 듣던 가락이라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 반면 전통악기인 해금, 장구와 서양악기인 신디사이저가 조화를 이룬 해금 연주는 새롭고 색다른 맛을 느끼게 했다.

▲ 김영운전통무용학원의 김영운 원장과 한빛전통무용단의 박은하 단장이 열연한 '사랑가'


공연은 다소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던 전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빠른 가락과 춤으로 흥겨운 무대를 이끌어 나갔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및 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인 한혜경 박사가
   '소고춤'을 추고 있다.

한혜경 무용학 박사가 '소고춤'으로 한국인의 '신명'을 춤으로 풀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데 이어 등장한 '장고춤'은 흥겨운 가락과 빠르고 역동적인 동작으로 정적인 전통문화에 시큰둥했던 한국 아이들과 한국 전통예술을 처음으로 접하는 중국인 관객들까지 열광시켰다.

▲ 가장 많은 관객의 박수를 이끌어낸 '장고춤'


한국영화 '이재수의 난'에 삽입된 곡인 '대정창의'가 두 대의 북이 만들어 내는 웅장한 소리와 태평소 화음이 결합해 연주되며 신명을 이어 나갔고, 마지막으로 전통악기에 신디사이저와 타악이 어우러진 '신뱃노래'를 끝으로 2시간 여에 걸친 공연이 끝났다.
 

▲ 공연자가 해금 연주에 심취해 있다.


이 날 행사는 한국 문화를 전공한 연구원이면서 아나운서로도 활동한 바 있는 김민주 씨와 중국의 칭다오개발구TV의 리즈용(李志勇) 아나운서가 공동사회를 맡아 깔끔한 진행 솜씨를 선보였다.

한편, 이번 공연은 나일성 연세대 천문학과 명예교수가 칭다오에이스아카데미 이계순 대표와 한국춤예술원 이철진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이루어졌다. 칭다오에 한국 전통 예술을 선보이자고 의견을 모은 두 사람은 2개월 여의 준비 끝에 공연을 올리게 됐다.

▲ 공연팀이 태평소와 대금을 연주하고 있다.


이계순 대표는 "칭다오에 살고계신 한국교민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중국 사람들에게는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위해 주최측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무료공연으로 방향을 잡고 공연을 추진했다.

이 날 행사는 주칭다오한국총영사관과 칭다오한인상공회가 후원을 하고, 칭다오직업기술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이 열성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등 여러단체에서 적극 협력해 공연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바오 칭다오 주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