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외국인이 살만한 부산" 만들어간다
2003-12-19 운영자
부산시는 지난 7일부터 외국인들을 상대로 주말 시티투어 행사를 시작했다. 무료로 시행중인 시티투어 행사에 지금까지 외국인 540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중국인 유학생 이진국(30)씨는 『시티투어가 부산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참가자로부터 비용을 조금 받더라도 관광의 폭을 더 넓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오는 21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를 향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산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부산에 사는 외국인을 위한 무료 시티투어가 실시되고, 외국인유학생 문화포럼·외국인 대표자 회의 등이 발족해 활동을 시작했다. 또 외국인을 위한 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이 늘고, 외국인들의 시내 관광을 위한 안내소도 많아졌다.
현재 부산에는 1만6120여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또 부산국제학교·외국인학교·화교학교·일본인학교 등 6개 외국인 학교가 문을 열고 있으며 총영사관 3곳·명예영사관 25곳 등 모두 32곳의 외국공관이 있다.
부산 서구 암남동 고신대 복음병원은 내년 1월 중순쯤 러시아인과 중국동포, 동남아시아인 등 외국인들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클리닉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외국인 전용 클리닉」은 10개 병상의 입원실과 진료실, 접객실 등으로 이뤄지며 가정의학과·산부인과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 전문통역사 2명 등이 배치된다고 복음병원측은 말했다. 침례병원·일신기독병원 등도 현재 외국인 클리닉을 운영중이다.
지난 달 19일엔 부산발전연구원 주선으로 부산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외국인 유학생 문화포럼」이, 지난달 28일 부산아시아드지원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유학생회」가 각각 발족했다. 이들 모임은 부산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만나 보다 알찬 부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이 목적이다. 부산아시아드지원협의회측은 『이들 유학생은 공부를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가면 부산의 민간외교사절·홍보대사가 될 것』이라며 『이런 유학생들에게 세계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기 위해 모임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인 3명, 프랑스인 2명, 영국인 2명, 독일인 2명, 호주인 2명, 벨기에·중국·일본·미얀마·러시아·스페인·필리핀·대만인 각 1명 등 19명으로 이루어진 「부산시 외국인 대표자 회의」가 출범했다. 이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부산가톨릭신학교 리처드 오거스틴(47·회장) 교수는 『부산이 세계도시가 되는데, 부산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편하게 살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자그마나 기여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해 있었던 아시안게임 등에 대비, 지하철 등의 안내판에 영어·한문 표기가 병행되고 11곳의 관광안내소·관광지에 영어·일어·중국어 통역 20명이 배치됐다. 이런 덕분에 부산에서 사는 외국인들의 체감 편의도도 꽤 좋아졌다. 부산에서 1년6개월째 살고 있는 덴마크인 벤슨 루스(여·54)씨는 『영어표기및 안내가 잘돼 지하철 이용이 상당히 편리하다』며 『대체로 부산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문제점도 남아 있다. 영국인 남편과 부산에 10년째 살고 있는 계화 테일러(여·43)씨는 『하얄리아 부대를 제외하고 외국인 학교가 초등학교 과정까지 밖에 없어 장기 체류에 어려움이 많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용 병원도 적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또 시내버스 정류장 안내판·버스 안 정차지 안내문 등의 영어 표기 부족 시장·할인점 등 쇼핑장의 영어 안내도 미흡 다양한 외국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음식점·식재료 판매점 미비 등을 불편으로 꼽았다.
( 박주영기자 park21@chosun.com )
김성철기자 enk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