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취업제, FTA , 그리고 중국동포

-‘나 아니면 안되’는 전문성을 갖추라

2007-04-09     문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동포라면 누구보다도 한-미 FTA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가 우리에게 가져다 줄 변화를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곧 바로 한-중 FTA협상에 들어가고 있다.  


  FTA란 과연 무엇인가. 한자로 쓰면 自由貿易協定이다. 지극히 경제적인 용어이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유, 개방, 경쟁을 기조로 한 FTA는 국가간의 관세가 낮아지고 국가간의 인력이동 장벽이 점차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산업이나 개인에게 있어서는 생존에 영향을 받게 된다. 한미 FTA협상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나 반도체산업분야에서는 FTA를 환영하는 반면 농업, 목축업분야에서는 결사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불 보듯 뻔한 농업 및 여타 분야의 피해는 곧 10만 명의 실업자가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FTA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역행할 수도 없고 방관할 수도 없다. 오직 경쟁력을 갖추는 것 만이 살길이다.


 이처럼 역동적인 한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에게 있어 FTA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방문취업제도(H-2)로 중국동포들은 이미 취업업종확대와 5년간 복수비자로 고용허가제도에 비해 월등한 취업조건과  출입국의 자유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곧 한-중 FTA까지 체결되면 더욱 큰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한편 그 동안 중국동포들에 비해 소외됐던 한족들도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특혜’를 받아 온 중국동포들에게 있어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언어가 통하고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타 외국인보다 취업이 쉬웠고 또 한국인이라면 너도나도 기피하는 3D업종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오직 업무능력과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인뿐만 아니라 여타 외국인근로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FTA는 중국동포들에게 자유를 가져다는 동시에 경쟁으로 채찍하고 있다.


한국의 인쿠르트(취업지원업체) 이광석대표는 “FTA로 변화될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구직자가 염두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关键词)는 ‘직무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한미FTA 발효되면 어떤 직업이 좋을까?”라는 기사에서 시장이 개방 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전문가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방문취업제도로 중국동포들은 가전제품 및 가구 소매업, 가정용품 도매업, 기계장비 및 관련 용품 도매업 등 영업관련 업종이 추가로 취업이 가능해졌다. FTA 발효되면 위와 같은 업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게 되는 수입판매상, 무역전문가, 마케터(市场商人), 해외영업전문가들을 유망직종으로 부상하게 된다. 방문취업제도에 의하면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업에서도 취업이 가능하다. 이는 한-중FTA체결로 중국인들의 한국방문이 자유로워질 것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유망한 직종이라 하겠다.


방문취업제도에 이어 FTA는 분명 중국동포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가져다 줄 것임에 분명하다. 이제는 어떻게 좋은 기회를 잡고 도전에 응할 것인가 문제다. 금년 9월이면 무연고동포도 방문취업제도로 한국에 입국할 수 있다. 한국어시험을 거쳐 통과된 동포라 한 번은 검증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한국어만 가지고 부족하다. 이 분야에서는 ‘나 아니면 안 되는’ 는 특화된 실무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취업가능 분야와 취업희망분야를 잘 고려하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두는 것도 바람직한 준비 자세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