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존심

<신길우의 수필 25>

2007-03-13     동북아신문 기자

   아들과 아버지가 오목을 두었다.

첫판은 아들이 졌다.

아버지는 기분 좋아하였다.

아들도 좋아하였다.

 

두 번째 판도 아들이 앞서 나가다가 졌다.

아버지는 좋아하며 의기양양해 하였다.

아들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역시 기분 좋아하였다.

 

세 번째 판도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붙이다가 막판에 가서 졌다.

아버지는 자신의 실력이 낫다고 으쓱대며 아주 즐거워하였다.

아들은 그러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역시 아버지는 못 당하겠어요. 선수세요 선수.”

 

그런데, 그 아들은 교대 오목대회에서 우승을 한 학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