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연재26)
위대한 타케시와 '뉴 래디즘'
까마귀는 ‘위대한 타케시’님의 연구에 동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도, ‘위대한 남성’의 입장에서 그의 연구를 동정하고 지지하고 싶습니다.
타케시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 세상에는 생각밖에 불상한 남자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에는 여자의 발에 채워 침대에서 떨어져 갈비뼈를 상한 남자가 있습니다. 어쩌다 한번 바람을 잘못 쓰고 한겨울의 밤에 집에서 쫓겨나 동상한 남자가 있습니다. 돈 못 벌어온다고 마누라가 너무 구박해, 밖에서 여자들의 성 노리개로 윤락된 남자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쫓겨나고 마누라에게 꾸중을 들을 까봐 매일 아침 회사를 다니는 척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선을 101 번 보고도 장가를 못간 남자가 있습니다. 이혼할 때 여자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거지가 된 남자가 있습니다.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게 되는데, 할아버지가 세상을 떴을 때도 눈물을 흘리지 않던 지독한 까마귀가 웬 일일까요?
세상에 불상한 것이 여자인가 했더니, 불상한 남자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이럴 때는 까마귀는 정말 이 세상의 불행한 남자들을 위해, 이 한 몸을 받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뉴 래디즘’에 눈이 뜨니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 침울하고 음침하고 마치 지옥의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 같습니다.
내 고향 연변에도 불상한 남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으로 시집 간 금자씨 때문에 대들보에 목을 달아맨 남자가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여자를 끌고 여관으로 갔다가 5000원을 벌금 당한 노총각이 있습니다. 6년 만에 한국에서 귀국하니 그 동안 벌어서 송금한 돈을 마누라와 딸이 몽땅 탕진해 버렸으니 허탈에 빠져 자살한 남편이 있습니다. 가짜 이혼이 진짜 이혼이 되어 마누라를 한국 남자에게 빼앗기고 속만 태우다가 술독에 빠져버린 남자가 있습니다. 열심히 살려고 고기배를 탔다가 미쳐서 돌아온 남자가 있습니다. 불법체류 신분으로 단속에 잡혀 들어갔다가 불에 타죽은 불상한 나그네가 있습니다.
후유~ 생각만 해도 참 기구한 운명이란 생각이 들지만, 이게 모두 우리 남자들이 혼자 잘먹고 잘 살자고 선택한 길일까요?
현실이란 남녀의 입장, 혹은 지역 특색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비참한 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의 기러기아빠들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하지만, 기러기아빠의 원조는 1960~1970년대 해외건설붐을 타고 가족을 떠나 홀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일을 하던 산업전사들이었습니다. 5~6년 전만도 대학교수, 대기업 주재원 등 부유층이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오히려 한국에서의 과외비 등 사교육비를 감당할 길이 없어 차라리 교육비가 덜 드는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등에 조기유학을 보내는 사례가 늘면서 그 배경도 다양해지고 개체수도 늘어나면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탄탄한 재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 수시로 외국으로 나가 가족과 상봉하는 ‘독수리아빠’가 있는 반면, 경제적, 시간적 궁핍으로 그리운 가족을 못 만나는 ‘펭귄아빠’도 존재합니다.
문제는 바로 재력도 능력도 안되면서 억지를 쓰는 ‘펭귄아빠’들입니다 .
‘펭권엄마’나 ‘펜권딸’들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래도 한 집의
가장으로써 너무 바 보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벌어서 송금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갈라져 사니 가족이
그립고,일상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심신이 지쳐버립니다. 아침을 거르거나
회사 근처에서 김밥, 샌드위치로 때우고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재빨리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으며, 청소, 빨래 등을 직접 한다고
합니다. 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 기를 쓰고 참석
하거나 술로 외로움을 달래다가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등 각종 질병에
걸려 건강을 잃기도 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기러기아빠들은 건강 팔아
자녀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뉴스인용)
이렇게 가정을 위해 힘을 다 하지만, 결과는 종종 비극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지난 해에 정신이 이상해진 어느 기러기아빠가 친딸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왠지 그 결과를 보면, 우리 연변의 위장결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은 참 좋습니다. 위장결혼도 결혼이니 수속을 하자면 우선 남편과 이혼하여 독신으로 돌아가고, 다음은 한국남자와 결혼수속을 하고, 2년 뒤 한국국적을 따면 이혼을 하고, 다시 전남편의 품으로 돌아가야 맞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일이 있습니까? 생각은 좋아도 모두 제 좋은 생각이지요. 결과를 보면 마누라도 돈도 모두 잃고 혼자 나앉을 때가 많습니다. 중국말로 ‘鷄飛蛋打’라고 닭도 알도 없습니다. 결국은 혼자만 불상하게 됩니다.
그러니깐 옛날 어른들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계집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미안하지만 이건 까마귀가 한 말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남자이기 때문에 그 존재가 무시를 당하는 것 같습니다.
여성동무들은 중소기업의 사장들의 고초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대한민국에는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힘 내여 돈 많이 벌어와야지요. 아빠가 힘 안내면 우리 모두 굶어 죽어요. 이 딸은 유학도 가고 싶고, 맛 나는 것도 먹고 싶고, 성형도 하고 싶어요. 아빠 힘내세요. 돈 많이 벌어와요. 몇 년 뒤면 나도 시집가요. 부잣집에 시집가고 싶고, 잘 사는 남편 만나 호강하고 싶어요. 그러면 혼수도 푼푼히 준비해야 돼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이 정도가 되면 어미도 딸의 편입니다.
어험, 불상한 남자들의 예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그 중에서 무엇보다 제일 불상한 건, 장가는 가고 싶은데 여자가 없는 남자들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 남자들이 왜 이렇게 바보스러워졌을까요? 까마귀는 암만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갑니다.여러분, 뭘 잘못 드셨습니까?
소문에는 요즘 양위 때문에 밤마다 고통스러운 남자나, 조루 때문에 고생하는 남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답니다.
시시한 얘기는 그만 하고..^^
때문에 까마귀는 '타케시'님의 존재 그 자체가 위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불상한 남자들을 위해 대변을 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니 까마귀와 같은 ‘못난 남자’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일까요. 그뿐만 아니라 타케시님은 우리 남자들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타케시님의 위대한 연구에 박수를 보냅시다. 그리고 위대한 남권을 위해 어깨곁고 싸웁시다. 타케시님을 지도자로 모시고 혁명을 합시다. 적어도 빨갱이 시절에는 모두 장가를 갔습니다. 우리 타도할 건 타도하고, 태워버릴 건 태워버려야지요. 건전한 남녀관계를 위하여 싸웁시다.
남녀는 응당 평등해야지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