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파출소 옆 동사

2003-12-10     운영자
[YTN]2003-12-10

[앵커멘트]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해 다니던 재중국동포가 추위속에 길거리에서 숨졌습니다.

이 중국동포는 숨지기 전 112와 119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홍선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추위로 온 거리가 얼어 붙은 새벽 5시 반쯤.

술에 취한 중국동포 46살 김원섭씨가 차가운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새벽 청소를 나온 환경미화원이 김씨를 발견해 깨웠지만 이미 추위로 숨진 뒤였습니다.

김씨가 쓰러져 있던 곳은 파출소 인근의 대로변이었지만 숨진채 발견될때까지 구조의 손길은 없었습니다.

조사결과 숨진 김씨는 동사하기 전 119와 112에 10여차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숨진 김씨의 핸드폰에는 새벽 1시 15분쯤 119에, 이후 새벽4시25분까지 112에 10여차례 전화한 기록이 남아있었습니다.

[녹취:112 통화내용]
"종로 4가 앞에 있어요."
"어디요? 종로 4가 어디요? 종로 4가가 한두군데예요?"

즉각 조치를 취했더라면 김씨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임국빈 112 운영계장]
"공중전화는 되고요, 휴대전화는 아직 안됩니다. 위치정보가 뜨는건 법이 바뀌면 앞으로 될 겁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불법체류자 강제추방 반대 농성을 벌이다 농성장에서 이탈한 김씨는 이후 노숙생활을 하다 이같은 변을 당했습니다.

YTN 홍선기[sunki0524@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