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성공하는 유학생활이었으면 좋겠어요"
-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수욱씨를 찾아서 -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에 근무하는 조선족 동포가 한 분 있다. 김수욱씨가 그 주인공이다. 연변대학 체육학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서울대 스포츠학과 박사과정에 적을 둔 그는 1.85m의 장신이다.
사람 대함에 꾸밈이 없고 언어표현의 정확함이 스포츠의 역동성과 깊은 조화를 이룬 수욱씨, 특별한 그 기질을 알아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물없이 마주앉아 그 자신에 대하여, 중국 유학생의 현황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에 대해 뭐 특별히 말할만한 것은 없어요. 대신, 서울대에 유학하는 중국유학생들에 대한 평소의 소감 같은 것, 그런 것들을 말해보고 싶네요.”
시종일관 그는 중국 유학생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이었다. 저녁식사를 같이하면서 유학생 관련 사항을 소상히 들어보았다.
1996년 말 서울대 중국 유학생은 13명에 불과, 10년이 지난 2006년 말 현재, 그 수는 이미 411명에 달하고 있다. 놀라운 중국유학생 증가속도와 더불어 그 입학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고, 이로 인해 야기된 유학생들의 한국생활 부적응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서울대 입학 과정에서 사기피해를 본 이야기가 먼저 있었다. 서울대 어학당 입학과 서울대 입학은 엄연히 다른데 이를 잘못 이해하여 브로커에게 인민폐 8만원을 주고 어학당 생활을 하다가 결국 학교에 입학하지도 못한채 1년 만에 한화로 1000여만원 더 소비한 나머지 깊은 자괴감으로 우울증에 걸린 조기유학생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벌써 1년 사이에 이러한 사건이 두 차례나 있었다고 한다. 사기피해는 단순히 한국行 노무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의 그 학생 숙소에 가보니 유리창을 주먹으로 내리쳐 산산조각 났고, 파편에 질펀한 피를 보면서 참으로 느끼는 점이 많았어요.” 수욱씨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학부부터 서울대 다니는 선택에 대해 그는 반대하는 쪽이었다. 자립능력이 떨어지는 나이인데다가 4년 공부하는 사이 한국의 머리 좋은 학생들과 같이 경쟁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게다가 여가생활의 소외감 아니면 너무 일찍 보다 번화한 대도시생활을 접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 등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중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서울대에서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고 귀띔하였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기타 유수의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젊은 학생들이나, 그 부모님들이 정보에 너무 어두운 점도 큰 문제로 꼽았다. 입학을 원할 시, 학교의 어떤 부서를 찾아야 할지, 찾은 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입학을 할지 등등 일련의 문제에 대한 접근절차나 정보를 잘 모르는 당사자들이 적지 않고, 유학을 원하는 학생부모가 학교까지 찾아와서 물어보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입학관리본부에서 실행하는 입학 제반 절차나 정책을 인터넷 검색으로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많은 활용을 위해 홍보가 필요함을 역설하였고, 우리의 부모나 학생들도 가장 기본적인 인터넷 검색 정도는 꼭 익혀두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도 나타냈다.
수욱씨는 주한 중국대사관 유학생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중국정부의 유학생 관리 정책동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2006년 12월 중순, 재한중국대사관 교육처 주관 하에, 처음으로 한국 50여개 대학 입학관리본부 및 외사처의 관련 전문가, 업무수행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한 중국유학생의 전반 문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고 지혜를 모았습니다. 대사관 차원에서 유학생 업무를 포괄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참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보다 제도화된 유학생 관리 및 생활보장 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대사관 교육처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모두 다 같이 성공하는 유학생활이었으면 좋겠네요.” 단순 소박한 마지막 한마디의 여운은 길었다.
수욱씨는 중국 유학생들을 능력껏 기꺼이 도와주는 것이야 말로 본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순히 심성(心性) 차원의 언급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분명한 의식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이야기는 더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도 몰랐다.
노자도덕경 7장을 일부 인용해볼까 한다. “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그 몸을 뒤로 하기에 몸이 앞서고, 그 몸을 밖으로 던지기에 몸이 안으로 보존된다. 뜻인 즉 첫구절은, 자기가 꼭 나서서 타인을 이끌어가는 그러한 인격체가 아니지만 늘 마음이 앞선다는 뜻이고, 두번째 구절은 자기 일신만을 지키는데 급급하지 않고 내 몸을 내던져 희생할 줄 아는 삶의 자세를 가리킨다.)"
앞으로 유학생 관련 업무에 보다 많은 도움을 줄 김수욱씨를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