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대혁명 & 대한의 인터넷
주정배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던 북소리! 이런 난타 소리를 듣고 자라온 나다. 소학교 때에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귀가 멍멍 해났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런 난타 소리만 들렸다 하면 꼭 고깔모자를 씌운 주자파(走資派), 당권파(黨權派), 지주, 부농들이 잡혀서 거리로 끌려 다니곤 하였으니, 당시 중국에서는 이런 행사를 유도(遊斗)라고 하였다.
나는 이렇게 어릴 때부터 “둥둥 둥둥당 둥당둥당 둥둥당” 하는 난타 소리를 들으며 진짜 亂打(총싸움)까지 지켜 보아왔다. 세계에 전례가 없는 문화 대혁명 속에서 성장 하였단 말이다.
60 년대 말 중국에서는 ‘사령부를 포격하자!’는 첫 장의 대자보가 북경 청와대 모여교수가 수도에 써 붙였다. 물론 말 그대로 큰 글자 신문이다. 길거리에 큰 종이에 큰 붓으로 써 붙인 대자보란 말이다. 이 대자보가 도화선이 되어 전 중국에는 "인민은 진정한 영웅이다" 하며 이내 붉은기로 뒤덮였고 난타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게 되었다. 중국대륙은 대자보로 도배되었고 학교 벽보는 물론, 건물, 상가, 길바닥까지 대자보가 나붙었다. 밤이 지나 날이 새면 뉘 집 누구 붙잡혔고 누구 아버지가 타도되었다는 소문이 쉬쉬 나돌았었다.
문화대혁명은 그래도 난타소리 속에서 적지 않는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 자본주의 길로 나가는 수많은 ‘주자파’들을 색출하였고, 적지 않는 자본주의 길로 나가는 ‘당권파’들을 타도하였고, 또다시 머리를 쳐들며 복벽을 꿈꾸는 ‘지주 부농’들을 철저히 짓밟아 뭉게 버렸으니까. 진정 빈부차이도 없고 계급의 차이도 없는 사회를 위하여 전 군민이 일떠났던 것 같다.
슬픈 일이지만, 진정 인민은 진정한 영웅이었으며 군민이 단결하니 세상에 당할 자가 없음을 역사는 증명해 보인 듯싶었다.
중국의 위대한 향도자 모택동주석은 또 이렇게 말씀하였다.
“계급투쟁을 절대 잊지 말자!”
선량한 백성들은 자신들의 주위에서 계급투쟁 대상을 찾으니 그들은 바로 ‘지주 부농’뿐이었다. 그 무슨 계(階)와 급(級)이 있어야 계급이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러니 모택동이 가리키는 대로 자본주의 길로 나가는 당권파들을 타도하였고 자본주의 숭배한다는 지식분자를 타도하였으며 자신들의 주위에 돈 많은 지주 부농들을 또다시 타도하여 버렸다. 가난한 자가 제일 미워하는 자가 바로 돈 많은 자가 아닌가 싶다.
중국의 대혁명으로 우리 백성들을 관찰하여 보면 나는 백성이란 모택동이 말한 진정한 영웅도 옳지만 또 중국의 명언 ‘백성여수(百姓如水)’란 성구도 아주 맞는 도리란 것을 느꼈다.
중국의 류소기, 등소평, 도주 등을 우리백성들이 어떻게 알고 있으며,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그들을 타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솔직히 인민은 진정한 영웅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반대할리는 없지만, 솔직히 말하면 백성은 아는 것이 없다.
더욱이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 중국국민들의 문화수준을 보면 그들이 자신의 이름자도 쓸 줄 모르는 서민들이다. 그들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이해하며, 그들이 공자왈 맹자왈을 읽어나 보고 읽을 줄이나 알아서 비판하고 타도하였을까?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백성여수’란 말은 백성은 물과 같다는, 다시 말하면 제방 둑을 쌓은 대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과 같다는 말이다. 중국의 백성은 대혁명 때 이렇게 물처럼 위(幕後조정자)에서 쌓은 제방 둑을 따라 그대로 흘렀으며 위에서 일으키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파도를 치며 태풍도 일으켰다. 처음의 몽둥이 싸움, 마지막 총싸움도 실지로 그들이( 막후조정자) 선량한 백성들의 뒤에서 幕後조정하였던 것이 틀림이 없다. 나는 중국의 대혁명을 통해서 이런 ‘백성여수’란 말의 진리를 또다시 깊이 깨달았다.
요즘, 대한민국의 인터넷기술은 기하학적으로 발전하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한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은 급속히 확산되었고, 인터넷으로 나라와 국가의 모든 일에 백성들이 참여할 수가 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정말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같은 무서운 인터넷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인민들이나 대한국민들은 진정한 영웅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영웅들의 뒤에는 꼭 막후 조종자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요즘의 대한민국 부동산문제나 정치 문제(부동산 주주들과 대통령간의 싸움)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무슨 새로운 제안이 나오기만 하면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불이 나는데 이들이 그래 다 국민들이란 말인가? 다 선량한 백성들, 여론에서 말하는 서민들이란 말인가?
물론 서민들도 있다. 그러나 이 나라 상당부분의 최하층 서민들은 아니다. 그들은 부동산 정책을 모른다. 이해하지도, 또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늘 벌어 오늘 먹기도 바쁘기에 무슨 정치에도, 부동산 정책에도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주고받는 정책 운운 자들의 글과 댓글은 누가 주장을 펴고 이플을 달고 의견을 단 것인가? 매일 일터에서 12시간 이상 힘들게 일하는 최하층 서민들은 정말 컴퓨터에 앉을 시간조차 없다. IT 강국 한국이라지만 아직도 컴퓨터도 모르고, 인터넷을 들어 간적도 없고, 온라인이니 오프라인이 뭔지 신경 안 쓰는 서민들이 얼마인지 모른다. 실지로 대한민국은 빈부차이보다 문화차이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라 생각된다. 중국의 대혁명 때처럼 인민대중들과 당 정부 간의 문화차이가 대단하다.
그렇다면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 의견은 누가 쓴 것인가? 부동산 중계사거나 부동산에 투자한 자들뿐인 것이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처럼, 인민대중의 뒤에는 막후 조정자가 있는 것처럼 이들 부동산 주주들은 인터넷으로 언론을 좌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확한 언론가나 전문가들의 논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인터넷 혁명 뒤에는, 서민의 이익을 앞세운 듯 떠들고 다니는 막후 조정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판을 치고 있음을 우리는 보아내야 할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