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영등포역 /전화
2006-12-21 동북아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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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전화(全華) 시끌벅적… 롯데리아, 구내서점, 스토리웨이, 구내약국, 아가페… 이리저리 구겨져 포기한 인생마저 뒤돌아볼 엄두가 없는, 그래서 낙오자로 찍혀지고 삶을 포기한 사람들… 꿈처럼 아름다운 상품이 진열된 롯데백화점의 쇼윈도 먹고 살기 고단한 무리들이 엘리베이터에서도 멈추지를 않고 자꾸, 자꾸 뛰어오른다, 타닥타닥, 투다닥 투다닥… 낙오자에게 냉랭한 시선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바쁜 기계들의 몸짓들, 열정을 쏟아 부어도 다가오는 것은 벽뿐, 덩그러니 저 머~얼리의 일탈을 꿈꾸는 760330-6180592 이 땅에서 나는 외국인등록번호로 호명된다
생활보다 생존 자비보다 이기가 냉랭한 대리석 바닥을 헤맨다 - 좀 도와주십시오 대낮부터 알콜에 젖은 빠알간, 땟물이 흐르는 파카를 대충 걸친 아낙네 삐죽삐죽 흐트러진 머리칼 소주 냄새가 새어나오는 입 빠진 이 사이로 발음이 슝슝 흩어진다 500원, 아니, 100원짜리 동전 한 잎 선뜻 꺼내지 않고 슬슬 곁을 비켜가는 따뜻한 외투에 몸을 숨긴 몸집들 보랏빛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꺼내 들고 알콜 아줌마한테 다가가 손에 쥐여주는 까만 옷 입은 할머니
크리스마스가 곧 오려나 보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캐롤 인파에 파묻혀 760330-6180592은 플랫트홈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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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화 (全 華)
1999년 7월: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교 졸업
2003년 8월: 한국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문학석사 학위 취득,
현재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 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