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난초

2006-11-09     동북아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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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난초/ 한춘

             

            눈바람이 나목을 흔들며

            콘드라베이스를 연주할 때

            난초는 내 속사정을 알고

            유연한 향을 방송한다

            실피줄 가지끝으로

            힘겹게 걸어올린 너의 모양

            오늘은 나도 알듯한데

            한밤중 커피는 식어만 간다

            매서운 아침 나절

            하늘을 깨치며 날아가는

            새떼들의 음표가 내려 앉아

            너의 잎새가 엄숙해질 때

            나는 너를 따라

            부끄러움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