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盧 현장방문 정치 엇갈린 평가

2003-12-01     운영자
[국민일보]2003-12-1

노무현 대통령의 ‘현장방문 직접대화’ 스타일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당사에서 단식 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전격적으로 방문하려다 참모들의 만류로 무산됐다.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냉랭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이었던 지난 1월22일 이미 한나라당 당사를 전격 방문한 바 있다. 또 3월11일에는 박희태 대표대행과 한나라당 당사에서 영수회담을 하려다 한나라당의 거부로 무산된 바도 있다. 노 대통령은 29일에는 조선족들이 국적 취득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교회를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이 역시 참모진에서는 “자칫 대통령 방문이 국적 허용의 기대를 키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위로 방문이라도 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대통령이 너무 나서서 오히려 문제를 그르친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탈권위주의 시대의 새로운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월14일 당선자 시절 당시 매각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을 비공개로 만나 “제3의 기관에 실사를 맡겨 매각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의 약속은 이후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과 반발의 빌미가 돼 조흥은행 노조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그르친 측면이 있는 사례로 꼽힌다.

청와대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핵심 비서관은 “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처럼 모든 일을 장관 등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풀어야 하는 문제는 직접 만나서 풀겠다는 국정 철학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을 때 노 대통령이 노조 관련 인사들을 다섯차례나 청와대에서 만나 대화와 타협에 대해 원칙을 강조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에 대해 야당은 “성과도 없이 깜짝쇼에 집착한다”고 비판한다.

남도영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