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서울조선족교회 전격 방문
2003-12-01 운영자
[청와대] 2003-12-01 17:54:00
어려워도 용기 잃지 마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오전 당초 일정에 없던 서울 구로구 서울조선족교회를 전격 방문했다. 중국동포들은 지난 14일부터 국적회복을 주장하며 이 교회를 비롯해 서울시내 교회 8곳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중국동포들은 노 대통령의 방문 직후 농성을 해제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교회 1층 여성숙소를 방문한데 이어 3층 예배실에서 3백여명의 중국동포들을 격려하고 중국동포들의 국적취득 문제에 대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마음으로는 금새 해결하고 싶다. 그러나 법질서가 있고 국가간 주권
문제가 있어서 금방 큰 도움은 안된다. 많은 국민이 여러분의 딱한 사정을 이해하고 가슴 아파하며 함께 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인도적인 문제 뿐 아니라 실제 중국동포 문제를 잘 해결하면 한·중간의 우의도 돈돈히 할 수 있고 그래서 소중히 가꿔가야 할 자산"이라고 강조한 뒤 "상대국가 존중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시간 두고 점진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김대중 대통령 때도 노력해서 조그만 틈새를 열어서 그 전보다 좋아졌다. 국적취득의 길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이 관심 갖고 노력하면 공무원도 성의를 갖고 노력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중국동포의 국적 문제와 관련) 스스로 풀겠다고 맘먹은 것을 대통령이 되도 못하니 안타깝다. 대통령만 되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법은 지키야 하기 한다. 안타깝지만 방향을 크게 잡고 가면 길을 열어내지 않겠나 싶다. 여러분이 바로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다음에 여러분 후손이나 다른 사람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물 줄 형편도 못 되고 정부가 골치아프니까 농성을 해산하라고 협상하러 온 것도 아니다. 국민과 제 생각을 전하면 어려워도 마음에 위로받지 않을까 싶어서 온 것이다. 역사가 가로막고 국제질서가 가로막고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 대통령이 전격 방문하자 100여명의 여성 중국동포들은 울음으로 대통령을 맞이했으며, 노 대통령은 일부 여성동포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노 대통령은 교회 방명록에 "중국 동포 여러분 힘 내십시오. 국경과 법 제도가 우리를 자유롭게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믿음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건강 잘 돌보십시오"라는 글귀를 남겼다.
조선족교회의 서경석 목사는 "청와대가 먼저 오겠다고 제안했다. 대통령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 환성을 터뜨렸다. 조선족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뉴스가 타전되면 조선족 사회도 놀랄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