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중국동포의 代父" 서경석목사
2003-12-01 운영자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 중국동포의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16일간 단식농성을 이끌어 온 서울조선족교회의 서경석 목사는 29일 단식농성을 마친 뒤 큰 성과와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서 목사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를 통해 "중국동포들의 단식농성으로 이들이 제한적이지만 국적을 회복해 불법체류자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그러나 아직 정부가 해결해야 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번 단식농성으로 중국동포들의 안타까운 현실과 동포애를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정부를 상대로 요구 사항을 전달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단식농성단의 전반적인 평가다.
29일 오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조선족교회 방문에 대해 서 목사는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직접 농성현장을 방문해 국적회복 문제가 수월하게 풀릴 수 있었다"면서 "노 대통령의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 보답하는 의미에서 단식농성을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서 목사와 중국동포들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중국측의 태도다.
아무리 한국 정부가 중국동포를 "껴안으려고" 해도 중국 정부가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노력이 허사가 된다고 서 목사는 우려했다.
그는 "대다수의 중국동포가 합법적으로 체류하려면 중국으로 갔다가 재입국을 해야하는 데 중국 정부가 이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한 신변보장을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또 한국에 호적이 남아있는 중국동포에 대해 귀화를 신청을 받는다는 법무부의 발표에 대해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중국동포들이 국적을 회복하는 데 막대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표출했다.
그는 그러나 국적을 회복하게 될 중국동포와는 다르게 강제출국 위기에 몰린 불법체류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외국인에게도 인도주의 차원에서 합법 체류의 길을 열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또 "사업장의 요청에 있을 경우 제조활동에 꼭 필요한 숙련공을 추천받아 이들이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국적회복 대상이 아닌 중국동포들이 원한다면 모두 다 국적회복 심사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