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中동포 농성장 깜짝 방문

2003-12-01     운영자
2003-11-30

[중앙일보 김성탁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구로동의 "서울조선족교회"를 전격 방문했다. 조선족 동포들이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곳이다. 조선족 동포들은 盧대통령이 나타나자 손을 부여잡고 "돌아갈 수 없으니 제발 해결해 달라"고 애원했다. 盧대통령은 흐느끼는 여성 동포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盧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위로의 뜻을 표했다. 盧대통령은 "여러분의 부모와 할아버지.할머니가 중국에 가고 싶어 간 게 아니라 민족의 운명이었다"며 "역사와 국제질서가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지만 국민과 나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盧대통령은 "국적회복 문제는 대통령이나 한국의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국제 법질서에 따라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盧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한국 여성과 결혼한 한 중국 동포의 국적 취득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제문제가 초래되더라"는 경험담을 소개한 뒤 "그때부터 풀겠다고 맘먹은 사안을 대통령이 돼도 못하니 안타깝지만 방향을 크게 잡고 가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면 공무원도 성의를 갖고 노력하지 않겠느냐"며 "당장 안 풀리더라도 버림받았다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방문에 대해 관계 부처 등은 외교적 고려나 조선족 동포들의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盧대통령이 위로 차원에서라도 방문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