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老年이 슬프다

2006-09-26     려호길

老年은 가정과 사회에서 관심을 받아야 할 세대이다. 노인들의 불행은 가정의 불행, 나가서는 전반 사회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노인들을 해외노무에 보내는 가정과 사회가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60,70대의 조선족노인들이 노동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젊은 층들도 힘들어하는 한국의 노동환경에서 용을 쓰며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은 민망함, 그 자체이다.《용돈을 벌려고》《자식들한테 부담이 되지 않으려고》. 씁쓸하게 대답해 오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오늘 날 우리의 노인들은 새 중국과 더불어 살아온 세대들이다. 신해혁명과 항일전쟁, 해방전쟁과 같은 폭풍연대를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새 중국건설과 지역사회발전에서 고생만 하신 분들이다. 58년 대약진과 그 뒤 3년 재해, 인민공사, 반우파투쟁, 문화대혁명에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도 보수는커녕 <상장〉도 제대로 받지 못한 분들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한 때는 쥐꼬리 만한 생활비마저 제때에 지급해 주지 못하여 노인들을 안타깝게 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이분들이 요즘 c-3단, 단기종합비자로 한국에 몰려온다. 한국정부가 60세 이상 해외동포들의 자유방문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고국의 효도관광정도로 받아들였으면 좋을 일이지만, 이들은 한국 땅에 발을 들여놓기 바쁘게 직업소개소를 찾아 일자리를 찾아 헤 맨다. 젊은 층들에게도 첩첩산인 한국에서 인맥이 있어 신체조건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으면 다행이겠지만 많은 노인들은 한화 10여만 원씩을 주고 직업소개소에서 중노동을 소개 받는다.

현재 한국에서 노동생활을 하고 있는 외국인은 60만(합법/43만, 불법/15만-인천출입국사무소제공)명을 바라보고 있다. f-1-4방문동거비자로 온 젊은 층들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빈둥빈둥 노는 형편이다. 한국정부는 f-1-4방문동거비자소지자에 한해서 취업교육을 시키고 <취업허가인정서>를 발급하고 고용주와 계약을 체결한 다음에야 e-9비전문취업비자로 변경해 주고 취업을 허용한다. 그러나 c-3단, 단기종합비자로 취업했을 경우, 불법취업에 해당 되어 산재처리가 되지 않을뿐더러 강제퇴거와 고용주에게 2000만 원 벌금형이 내려진다.

그만큼 노인들의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으며 불법취업으로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c-3단, 단기종합비자로 온 노인들은 인력이 상대적으로 모자라는 지방용역사무소의 소개로 건설업일용직과 채소 과일 등 작물재배업과 축산업에 종사한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에서 힘든 일을 해보지 못한 노인들이다. 또 한국에서 각광 받지 못하는 인력에 속한다. 낯설고 물선 고장에서 턱 없이 적은 보수를 받으면서 굽실거리며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노년에 관절과 허리, 근육의 통증을 참으며 몸은 몸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비질비질 현장으로 <끌려>가는 우리네 노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노인들의 출국자제가 필요
 
노인들의 해외노무는 자식들에게 불효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젊은 층들은 연회석과 노래방 찜질방을 전전근근하면서 일상이 피곤하다. 그러나 노인들은 돈이 없어 멋쩍게 〈나무망캔나 들고 문구나 치는 단조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 노인들의 해외노무는 또 사회에도 불효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재직자들은 1년에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월급이 몇 번씩 오르지만 노인들의 생활비는 노인들이 죽기만을 기다린다. 사회복지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간간히 보이는 〈노인활동실〉에는 생활고에 찌든 노인들의 초췌한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노인들의 해외노무는 더는 묵과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가정과 사회에서 노인들의 출국을 자제해야 할뿐더러 노인들을 관심하고 사회복지시설과 간접시설을 늘여 노인들을 대우해 주고 노인들을 위로해 주고 노인들의 시름을 덜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과 노인들과 교감을 쌓는 것도 바람직하다. 새중국건설과 지역사회발전에서 몸과 마음을 다 바친 노인들에게 불효를 하면서도 우리도 문화대혁명으로 피해를 본 세대라고 후대들에게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려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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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aean@yahoo.co.kr

1963년 1월 3일 화룡시 토산향 출생.
수필집<<간도에서 온 사람들>>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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