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냄새가 나는 愛人은 아름답다!
재미 조선인 작가 유순호
입에서 풀 냄새가 나는 愛人은 정말 아름답다. 過去 나와 만났던 愛人의 입에서 풀 냄새가 났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풀 냄새가 나는 愛人은 역시 아름답다. 한 겨울이지만 맨 바지에 양말없는 구두를 신고 아름다운 대서양 기슭의 롱 아일랜드(Long Island)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騷音 매캐한 동네 우두 사이드(woodside)까지 와서, 다시 지하철로 바꿔타고, 아스 토리아(astoria)에 셋집 잡고 지냈던 나의 다락방까지 한달음에 달려와서는 미친듯이 섹스를 마치고, 다시 롱 아일랜드로 허둥지둥 도망가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듯 싶게 길을 걷는 도중에도 입술에 총총 립스틱을 바르다가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더니, 창문 열고 내다보는 나를 향하여 손을 흔들어보이는 풀 냄새 나는 愛人을 생각하면, 愛人이란, 섹스란, 人生이란 바로 이렇듯이 美妙한 것이구나고 感歎하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뉴욕에서만 볼수 있는 세계의 온갖 人種들은 섹스를 즐기는 나의 愛人의 입술을 맛 보지 않은 이상, 풀 냄새가 얼마나 香氣롭고, 얼마나 甘美로우며, 얼마나 나의 魂까지 다 빼먹을 지경이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리고 驛 층계를 한 단계도 아닌, 두단계 세단계씩 훌쩍훌쩍 건너 뛰며 역시 愛人이었던 한 남자를 찾아 질서없이 달리는 젊은 여자의 건강한 몸 맵시에서 목마름으로 불타고 있는 남자와의 渴望을 결코 쉽게 發見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愛人의 젊음의 肉도 남편을 除外한 어떤 남자에게도 트로이의 성문처럼 굳게 닫혀 있었던 것인데, 갑자기 뉴욕이라는 이 세계속의 심장으로 이민오게 되면서 그 성문 사이에서는 媚笑가 휘파람처럼 새나들기 시작했고, 媚笑가 새나들 때에 두 눈은 별같이 빛났다. 斷然, 肉의 성문만은 아니다. 풀 냄새를 풍기는 굳게 닫혀있던 입술도 그때로부터 동그래져서 쏘아놓는 날카로운 비판의 언어를 이 세계의 인종들은 결코 상상치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에 早霜 어린 긴 눈썹 아래의 동그란 눈알의 매운 意味도 알아낼수도 없을 것이다. 또 섹스로 불타고 있는 愛人의 肉과 情을 모두 포함한 사랑은 過去! 이 세계를 알지 못하고 지냈던 너무나 한탄스러움과 그 過去에 대한 미움으로부터 시작하여 자기 犧牲에서 꽃핌을 마중하면서 이제는 섹스 그 자체를 사랑하기 시작한 여자들의, 포스터모던 세계(Postmodern World)를 이 세계속의 다른 人種들, 女子들, 愛人들은 알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멋대로 세계를 道斷하고, 女子들을 道斷하고, 性을 道斷하면,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도 미국의 뉴욕은 남자와 여자 사이의 섹스가 엄청 활발하게, 그리고 엄청 자유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아직은 아니다. 우리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플러싱 주변은, 내가 이리로 이사를 올 때까지만해도 아직은 媚笑를 담은 女子들이 남아 있었더라도, 여기에서는 많은 生命들이, 여자들이, 愛人들이 바람을 피기가 가장 좋은 계절인 이 가을에도 물 한 방울과 흙 한 줌만 있어도 섹스는 가을 꽃과 같이 피어나고 있지는 않았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미 풀 냄새를 잊은지도 오래 되었다. 싫증 뒤 끝에 헌신짝같이 던져졌던 愛人도 놀라울 것이지만 愛人을 던져버린 나 자신도 놀란다. 아아, 오로지 섹스만을 위한 단순한 媚笑란 이렇게도 쉽게 사라져버릴수도 있다는것을 모르고 지냈다니! 그러나 올해 가을은 적이 驚異롭다. 조금만 눈을 떠보면 우리는 주위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媚笑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매일과 같이 맨하탄으로 향하는 7호선 지하철 층계를 내리고 오르며 우리 주위의 모든 생명들은, 여자들은, 愛人들은, ! 媚笑들은 우리들의 무관심과 학대 속에서도 우리에게 끝까지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이 망설이게 된다. 풀 냄새를 맡기 위하여 오늘부터는 내가 정신없는 몸 짓을 하고 달릴 필요가 있겠는지 念慮한다. 하지만 롱아일랜드까지, 대서양까지 갈 필요는 없게 되었다. 플러싱에서 아름답게 피는 풀꽃을 이 세계의 온갖 人種들에 보여주고 싶고 훼손된 肉의 모든 要所處處에서도 서로 눈 맞아 生命을 장식하는 媚笑는 이리도 아름답고 저리도 魅力적인 것이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설사 세계속의 온갖 人種들이 이 아름다움과 저 魅力을 모른다고 해도 좋다. 몸 속을 휘파람처럼 새나드는 媚笑 때문에 벌써 몇 개월씩, 몇 년씩 섹스를 모르고 지냈던 우리 朝鮮族의 愛人들은 손에 脈이 뽑혀 寢牀에 쓰러져야 하고 魔法에 풀려가는 옆구리를 지켜낼 손 힘도, 다리 힘도, 몸부림도 다 잃게 된다. 故鄕에 두고 온 남편과 아내들이 알았으면 정말 피가 끓고, 끓다못해 血壓이 爆發할 노릇이지만, 나는 愛人들의 過去 모르고 지냈던 섹스로 불타는 生活에의 意慾을 생각한다.
그럴때 나 역시 過去의 풀 냄새는 아주 깨끗하게 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버리지 않고 싶어도 이 가을은 온갖 싱싱스런 또 다른 새로운 풀 냄새를 안고 오고 있다. 春에서 싹틀 때, 夏에서 꽃필 때, 秋에서 열매 맺을 때, 다시 내일은 서리 밭에서 하얗게 시들어갈 때, 그리고 겨울바람에 휘날리는 마른 풀이 될 때, 삶은 물론 죽음까지 언제나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은, 좋고 건강한 풀 냄새를 다시 찾아나서며 나는 벌레에 먹히고 있는 풀꽃을 發見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만 빙그레 웃을 뿐이다. 풀꽅은 벌레를 먹이고 그 둘은 힘을 합해 열매를 만들고 그 곁을 날아가던 새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열매를 먹어버린다. 그리고 내년 봄이면 또 새 풀꽃들이 돋아나게 될 것이다. 그 아름다움과 그 上生과 그 循環을 보면서 기쁘고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넘쳐 흐르는 旺盛한 生命을 말도 되지 않는 倫理와 道德속에 썩히는것과, 이 세계로 와서 天賦의 生命과, 生命속의 섹스를 마음껏 즐기며 생을 사는것과, 풀 냄새를 풍기는 여자들의, 愛人들의 必也의 길은 究竟 어느 對岸까지 길게길게 뻗어있는지 아직은 그 끝간데를 알수 없지만 말이다! !
뉴욕조선족통신/ 靑雪" lsh19631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