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중국 이야기>유언장과 가짜약의 "특수 효과"
<중국 이야기> 중국은 지금 “가짜”와의 전쟁 중
“탕! 탕! 탕!" 다급히 문 두드리는 소리가 조용한 새벽공기를 찢으며 울렸다.
방문이 열리자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 남자와 한 패의 경찰이 방안으로 뛰어 들었다. 하얼빈 시내의 한 주민 주택가이다.
큰 안건으로 생각하고 뛰어 들어갔던 이들 모두가 어리둥절해 났다. 문을 열어준 젊은 여성 외 죽는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방금 사람이 중독 자살한다고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던가?’ 보고 했던 사람이 바로 함께 들어 온 20대 후반의 청년, 이 때 청년남자는 숨이 차 꺽꺽거리며 간신이 문을 열어준 그 여성을 보고 눈을 흘긴다. “00씨, 대체 어찌,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이요…….”
경찰은 ‘가짜 자살 소동’을 벌린 이 청년남녀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나 가짜는 아니었다. 남자의 손에는 아직도 온기도는 팩스종이가 들려있었다. 사실은 이 여성이 ‘이젠, 헤어지자’고 한 사랑의 배신자 남자에게 심야 음독자살 전 마지막 유언장을 팩스로 보낸 것이었다. 이 팩스 유언장을 새벽녘에 발견한 남자친구는 부랴부랴 경찰에 알려서 급이 달려온 길이었다. 땅바닥에 먹고 비운 수면제 약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녀는 죽지 않았다. 드디어 여성은 더는 설움을 못 참아선지 무너져 내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땅 바닥에 쓰러지며 울음을 터뜨린다…….
정말, 가짜 자살 소동은 아니었다. 가짜는 그가 병째로 먹어댄 수면제 약이었다.
한차례 가짜 약이 사람을 살린 특이한 실화다.
가짜는 사회와 사람을 해친다.
오늘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증장하는 경제력과 향상하는 사회생활 속에서 피치 못할 가짜 상품들이 뛰쳐나와 인간 삶에 마구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도 사실이다.
한중수교와 함께 한국나들이가 시작되자 조선족들도 한때 서울역에서 보따리 약장사를 많이 벌렸는데 후에 가짜 약들이 많이 적발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것이 조선족의 경제 진흥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는 모르나 조선족의 이미지를 구긴 한중 우리민족 역사의 한 흑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지나갔다.
중국은 지금 가짜와의 전쟁이다.
13억의 거대한 중국은 “세계의 공장” “세계의 두뇌” “세계의 시장”이란 3박자를 갖추고 “용트림” 하는 중에 가짜 상품으로 하여 골머리를 알고 있다.
인구가 많다보니 “가짜 생산 두뇌”들도 많은가 보다. 중국에는 모조품 전문가만도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한 외국계 가구업체 관계자는 “오전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오후에 나가보면 우리 것과 똑 같은 제품이 시장에 넘쳐날 정도”라며 혀를 찾다한다.
가짜 약품 외에도 가짜 의류와 가방, 가짜 식품, 가짜 정력제, 가짜 가구, 가전제품……. 중국에는 없는 상표, 못 만드는 가짜명품이 없다 할 정도이다.
지어는 가짜 분유, 가짜 달걀까지 나와 주민의 건강을 해친다한다.
요즘 가짜 계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데 이런 계란은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인체에 해가 없고 식용이 가능한 “맛이 진짜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우며, 가짜를 구분하는 방법은 껍질의 색깔이 진짜에 비에 훨씬 연하다. 그리고 몸에 해롭지는 않다. 영양 성분이 없다.”로 요약되어 진 달걀들이 시판된다한다.
이런 불법공장 인조계란은 진짜 계란의 도매가는 개당 0.3元(한국 돈 40원정도)비해, 가짜 계란은 절반 가격 개당 0.15元이며 백반과 젤라틴으로 만들어 졌고 계란 맛이 없으며, 영양가도 없고 먹으면 유해다고 한다.
중국인들도 가짜와 진짜를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품목이 정교하게 생산되어 시중에 활개를 치고 있다.
중국정부도 여기서는 피해자다. 정부의 공문서들까지도 버젓이 위조되고 있는데 거기에는 가짜 호적증명, 가짜 학력증명, 가짜 결혼 증명, 지어는 가짜 공안당국의 신원증명서들까지 나돈다. 여기에 대한 전쟁으로 2001년 9월 베이징 공안국의 ‘가짜증명 전시회’를 벌려 경종을 울렸는데 그날 공포된 전국각지에서 적발된 가짜증명 서가 도합 5천4백 여 종류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짜상품 척결로 정부에서는 2000년도 470만 달러, 해마다 가짜상품을 압수해 소각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아직도 갈 길은 먼 것 같다.
중국정부는 위로부터 각급 정부기관에 이르기까지 가짜를 배격하고 진실과 실제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대표 격인 공산당 기관지 ‘붉은기’(紅旗)란 전통 제목을 ‘실사구시’(實事求是)로 고치등 안깐힘을 쓰며 또 지도층으로부터 진실함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서 가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구가 많고 땅이 하도 넓어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단속효과는 기대만치 미치지 못하리라는 서운한 생각도 든다.
미국 L,A 동북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