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말씀대로 했으면 좋겠다!

[유순호 칼럼]

2006-09-11     동북아신문 기자

요즘 한국에서는 소가 개한테 큰절을 하게 생겼다. 얼마전에 서울에 갔더니 개고기 값이 또 올랐다. '개탕'(狗湯)이라고 써붙인 글들이 서울 가리봉동의 음식점 창문들에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이제 더는 '보신탕'이라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 당당함에 내심 고개가 기웃거려 진다. 

   개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으니, 반드시 나를 미친놈 아니면, 용감해도 이만저만 용감하지 않은 사람으로 볼 것이다. 그래도 먹고 싶은 것을 어떻게 한단말인가, 앞서 '파룬궁'을 끄집어냈다가 나를 걱정하는 가까운 친구들이 나무라면서 하는 말이, 왜 마냥 민감(敏感)한 문제만 끄집어내서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드는가는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개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으니, 여차해서 미국 사람들 귀에라도 전해 들어가면, 이것은 그냥 불안하게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란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가족같이 여겨지는 애완동물을 먹고 싶다는것이니, 그냥 미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야만인으로 타매(唾罵)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다만 정직하게만 말하려는 것 뿐이다. 이승만 한국 초대 대통령은  시절에,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자유당의 이기붕과 야당의 조병옥도 모두 미국에서 살다가 돌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그네들이 광복과 함께 서울에 돌아와서 그토록 많은 '개장국' 간판을 보았으니 사색에 질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유머스럽고 기지로운 이승만 대통령의 좋은 제안 때문에 한국의 개고기 문화는 계속 이어져오게 된것이다.
  

 당시 '개고기'파는 집은 한국 중앙청 곁에까지도 있어서 그 앞을 지나던 이승만 대통령은 비서관 임병직에게 '서울 한복판에 웬 개고기라고 써붙인 집이 저렇게도 많으냐?'고 물었단다. 그러자 임비서관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개고기를 좋아한답니다.'라는 대답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국민들 모두가 좋아하는 개고기를 먹지 못하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보기에도 좀 그렇고 하니, 개장국 간판을 보신탕 간판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그때로부터 한국의 모든 개장국집들이 보신탕집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것이다. 

 
88 올림픽 때에 또 한번 개고기를 먹는 것 때문에 서양 기자들이 물고 늘어져서 보신탕집이라는 간판만 가지고도 안되겠던지 아주 철거시켜 행정구역상 시내가 아닌 서울 변두리로 이사가게 했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 일이냐 싶게 개장국 집들이 다시 서울 시내로 밀고 들어왔으며, 이름도 다시 보신탕에서 개장국집으로 되바뀌고 있다. 

 서울에서 열흘 묵는 동안 거의 매일 개고기만 먹었는데도, 지금 또 먹고 싶은 것은 며칠전 플러싱의 한 수퍼마켓에서 닭고기나, 소고기, 돼지고기 외에도 또 다른 사슴같은 산짐승 고기들을 포장해서 파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개고기도 포장해서 팔게 될 날이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애완견은 아니고 식용(食用)으로 기르는 사양장의 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민 1, 2세대들에게서 들은데 의하면,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의 식품점들에는 소뼈다귀나, 도가니, 족발, 소꼬리, 닭똥집 같은것들이 없었다고 한다. D.C. 폴로리다 마켓 고깃간에 가서 소고기나 갈비를 사면 뼈와 내장은 공짜였다고 한다. 그것이 한국의 개장국 보신탕 문화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바뀌어오다가 지금은 없는 것이 없어서 못 팔고 있다. 있는것이면 뭐나 다 판다. 웬간한 수퍼마켓에도, 그냥 개고기 하나만 제외하고는 없는것이라고 없다. 

하도 궁금해서 성경을 뒤져보았는데, 연필로 표시까지 해가며 세어보니 하나님까지도 개라는 말을 28번이나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먹지 말라는 말은 없었다. 그러면 곧 먹어도 된다는 말로 해석할수도 있지 않을가 생각한다. 대신 성경에서 먹지 말라고 한 돼지고기는 다들  얼마나 잘해 먹고 있는가, 물론 유태인들은 아직도 돼지 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뱀장어며, 새우며, 오징어며, 조개류같은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명하여 먹어서는 안된다고 한것들을 미국 국민들은 모두 너무나 잘 먹고 있는 것이다. 나는 기독교의 국가인 미국이 저질르고 있는 역기독교적인 것이 너무 맘에 안 든다, 모두 하나님 말씀대로 하자!

 (lshckcl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