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선족 사회 변화>북경을 선두로 대도시들에 새로운 코리아타운 형성
북경등 대도시로 진출한 한민족과 새 코리아타운 형성
북경시내 중심에 새롭게 꾸려지는 새코리아타운인 왕징(望京)구역에는 즐비하게 늘어서는 한글 간판들이 수풀처럼 거리와 건물 벽들을 덮고 있다. 또 거리에 나서면 유창한 한국어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붐빔 속에 끼어들 수 있다.
이들이 바로 거의 다가 동북지역에서 내려온 조선족들이다 거기에 새롭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들까지 합세하여 마치 이곳이 새로운 연변이 아닌가? 의혹과 놀라움에 싸이게 한다. 밤이면 밤마다 칼라로 빛 뿌리는 현란한 한글 간판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이 시도록 번쩍이고 있다. 최근 년래 이 왕징 지역에 코리아 타원이 들어앉으면서 번창한 왕부정 거리를 뒤이어 북경시내에 새로운 한인민속촌으로 발 돋음 해 가고 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든 조선족만 지난해 통계로 18만 명, 거기에 한인들 13만 명이 한데 뭉쳐 30여만으로 새로운 형태의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북경대학, 칭화대학이 있는 오도구에 “한국 유학생거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지역에 한인들의 왕래도 잦아지면서 현재 한국과 북경 천진을 잇는 항공편만하여도 매주 100여 편에 달할 정도로 분빈다. 이런 형상은 여기 북경만이 아니다.
심양의 서탑(西塔)지구는 만주국 때만하여도 하나의 한인 이민자들의 모여들어 사는 빈민굴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천지개벽을 하여 넓고 산뜻한 거리, 울긋불긋한 상점들, 경쾌한 멜로디를 뽑아내는 유흥업소들, 우리 민족의 음식 향기를 풍기는 민속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는 새 코리아타운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곳뿐만 아니다. 상해, 청도, 대련, 연태, 심수, 광주, 등 대도시들에서도 조선족들과 한인들이 몰리면서 이 같은 새 풍경들이 “연출”되고 있다.
연변을 중심으로 한 동북지역의 조선족들이 대거 도시로,
외국으로 진출하고, 특히 농업에 종사하던 조선족들이 산해관을 넘어 장강남북으로, 광주로 해남도로 몰려가고 있는 형상은 필연이며 더는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지난 백여 년의 농경 이민사가 현대산업 진군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표징이다.여기에 바로 새로운 기회가 있고 새로운 희망이 있다.
이 천지개벽에 앞장 선 것이 바로 상업, 기업소 진출과 함께한 기독교 교회 진출이다. 그 진출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잠식하다가 최근에는 수면위로 퍼지며 눈에 뛰게 활기롭다.
북경만 보더라도 순 한인교회가 80개소나 된다 한다. 여기에 조선족 교회들을 합하면 100여개소는 이미 훨씬 넘겼다. 필자를 만난 북경한인기독교연합회, 사무장 김영호(필명) 목사는 “물론 기독교에 대한 통제와 제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요. 북경에 우리 한글 신문과 잡지만 도합 약 29개가 있는데 명함장 만한 교회 광고들이 한 면에 꽉 채워나가는 신문들도 있지요. 픽업 차에도 한글로 크게 “북경 XX교회”라고 써 가지고 큰 거리를 달리지요” 그는 정부 측 통제에 대하여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회 설립은 한인들이 정부에 등록하고 자체로 자유롭게 교회를 차릴 수 있습니다. 물론 법상 한인교회와 조선족 교회 성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한 다지만 실질상에서는 서로 다니며 친교도하고 은혜도 받지요. 저희 교회만 하여도 조선족 성도들이 50%를 넘기고 있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에는 중국에서 기독교를 “정신아편”으로 보아 압제와 제한이 많던 것이 최근에는 “기독교를 일종 문화”로 본다는 큰 줄기의 의식상태의 변화를 말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거리를 나와 보니 마침 오순절 계통의 한 큰 피겁버스가 “북경 XXX복음교회”란 간판은 대문짝만이 크게 써 붙이고 북경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이 눈에 뛰었다. 북경대학과 청화대학 주변에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400여명이 모이는 한인교회가 일어섰고 청도시에는 3천여 명이 모이는 한인교회도 일어섰다.
이는 우리 민족과 기리고 교계가 앞장서 대도시 진군의 새로운 국면을 이루고 있다는 표징이다.
코리아타운 내에서는 중국인 한국인 조선족이 서로가 소비자이고 고객이다. 동포애로 서로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조선족들을 만나, 고향을 등지고 어려운 디아스포라의 길에서 새 삶을 개척하고 돈을 번 비결이 무어냐고 물으면 이들은 “새 코리아 타원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 온 조선족들과 그리고 한국인들이 지역과 문화 의식적 습관의 차이를 뛰어 넘어 서로가 이해하며 화합하고, 똘똘 뭉친 결과입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 유대인들처럼 우리 민족도 예외가 아니다. 동서남북에 흩어져도 그곳에서 뭉치면 살아남고 갈라서면 죽는다.
새 코리아타운 형성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타운을 이루자면 구심력이 있어야 한다. 그 지역의 경제를 이끌만한 큰 기업이 있다거나 사람들을 묶어세울만한 리더십의 중심인물이나 단체가 있어야 한다.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 조선족사회에서 이 점을 절감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못하다. 즉 세계적인 안목과 리더십을 가춘 조선족 동포들의 리더들이 나와야 한다. 누가 나서서 단체를 만든다 하면 코웃음 치거나 훼방을 놓는 낡은 의식에서 하루 빨리 해탈되어야 한다.우리는 지금 연변의 쇠태를 떠나서 중국에 새로운 맹아로 떠오르는 코리아타운을 론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타운문화와 경제 그리고 미래, 그리고 종교(미국 한인이민자의 약 80%가 기독교로 뭉치고 있다), 이는 현대 대도시진출에서 우리가 반드시 시급히 연구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 연변과 민족지역 농촌이 황폐해 진다고 울고만 있지 말고 머리를 돌려 앞을 보며 새로 일어서는 코리아타운을 재빨리 진흥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한 민족만이 대대로 땅만 파먹으며 살라는 법은 없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에서도 중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들이 튼튼한 자기타운을 이루어 잘 살아 가고 있다. 대도시나 국외로 진출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이 세상 어디로 가나 유대인 같은 강한민족으로 정체성을 수립하며 똘똘 뭉치여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후일 계속)
<동북아뉴스>에 연재 http://www.dba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