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염원 시/리문호]한탄강에서
2019-03-11 [편집]본지 기자
[서울=동북아신문] 통일 염원 시로 따뜻하게 오늘의 아침을 열어봅니다. <편집자>
시
한탄강가에서
리문호
강 건너 저기 저 마을의 어느 세월에
나의 미혼처가 살고 있던
오붓하고 포근한 저 마을
미혼처의 귀여운 보조개 웃음이
따스한 햇살에 포개여 떠 있고
밤이면 등잔불 꺼지지 않은 창가에
미혼처가 아직 나를 기다려 밤 새워 있는 듯
강가에서 빨래하는 저 처녀
혹시 옛적의 미혼처가 아닐가
자꾸 눈길이 가는
가고 푼 저 마을
수줍어 나그시 고개 숙이고
머리칼 새로 나를 훔쳐보는 별빛이 있던
가고 푼 저 마을
미혼처의 얼굴은 꿈속에서도 그리워
미혼처의 미소는 환상보다 아름다워
오매에도 가고 푼 저 마을
강이 가로 막혔음에, 일엽편주
가랑잎이라도 타고 가려는 간절한 심정아
못 가네, 갈수 없네
애절히 그립기만 하고 못 가네
아, 먼 세월에
나를 기다려 있을 사랑하는 미혼처여
나도 너를 기다려
눈물을 한탄강에 흘리고 있어라
지금도 흘리고 있어라
2019,3,,10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