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빈의 한 한국인으로부터 받은 편지

서경석 목사

2006-05-22     동북아신문 기자

 얼마전 나는 할빈의 한 한국인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중국의 한 동포 영도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한 동포 영도가 법무부 홈페이지에 법무부장관에게 보내는 글을 올렸는데 그 내용이 너무 한심스럽다는 것이었다. 그 글은 법무부의 중국동포 방문취업비자 발급정책이 7월부터 정식 실시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포사회에 혼란이 재연될 조짐이 보이므로 법무부에 대책을 건의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을 중심으로 동북3성 동포사회는 벌써부터 일인당 500원의 신청비용을 받아 챙기는 등 초청사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또 정부기관의 명의를 공공연히 걸고 사람들을 모집하는 불법사기도 성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7월이면 한국으로 나가 돈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많은 농민들이 농사일에 손을 떼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동포취업비자문제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동포에 대한 동정의 차원을 넘어서 개인과 동포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동시에 생각하는 전략적인 방침이 필요하고, 따라서 민족적인 문제를 상업화 논리로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조선족사회를 위해서 일하는 단체로 유일하게 동포언론사들과 민간단체, 농촌촌민위원회를 꼽을 수 있으므로, 동북3성의 동포신문사들과 지방자치단체인 촌민위원회, 그리고 민간단체들과 협력하여 함께 문제를 풀어갈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리고 감독관리 시스템을 만든다면 출국비용을 없앨 수 있을 좋은 안이 나올 것이고 이들 단체들의 명분도 살려주어 민족응집력강화와 단결이 도모될 것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노무관리 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내게 이 글을 보낸 한국인은 일고의 고려 가치도 없는 글이라고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 표현에 동감하고 있었다.  

이점 하나는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국 법무부는 앞으로 절대로 입국사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친척이 없는 동포들도 한국에 와서 일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올 사람을 선정하는 일을 절대로 중국의 특정단체에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단체가 맡게 되면 이들 송출 브로커가 챙기게 되는 돈이 최소한 5만 위안에서 8만 위안은 될 것이다. 결국 이 글을 쓴 분은 조선족의 일부 촌민위원회와 민간단체들이 브로커 비용을 챙길 수 있게 해주기 위해 법무부와 교섭을 시도한 셈이다.
  
법무부는 이런 제안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법무부는 동포사회 어느 단체이든 절대로 송출을 전담할 권한을 갖도록 하지 않는다. 또 만약 법무부가 그렇게 한다면 우리 서울조선족교회부터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송출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어김없이 5만 위안에서 8만 위안의 중간착취를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법무부가 이런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한국어시험 선착순의 방법을 택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중국정부 당국에 시험 관리를 의뢰하지 않는 한 절대로 송출비리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는 아주 훌륭한 한국어시험관리 기업이 두 개나 있다. 법무부는 이 기업들에게 시험 관리를 맡길 것이고 그렇게 하면 모든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될 것이다. 한국어시험이 초청사기를 야기 시키는 것이 아니다. 만약 특정기관에 송출권한을 맡긴다면 그 기관을 둘러싸고 주변에 수많은 사기꾼들이 나와  자기가 더 싸게 송출시키겠다며 동포들을 유혹하는 일이 시작될 것이다. 지나온 동포사회 송출비리의 역사가 그 점을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 동포사회의 개별적인, 소위 ‘영도’들은 이런 일 할 생각을 절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을 허용할 법무부도 아니고 또 그런 일을 보고 가만히 있을 우리도 아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동포사회의 개별적인 영도들은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편지를 법무부장관에게 보냈다는 것부터 너무 한심스럽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우리 동포들도 이러한 사람들의 말에 절대로 속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