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최미영]너털웃음

2017-06-09     [편집]본지 기자

 

너털웃음

 
이른 새벽
요란한 매미 울음소리에
잠을 깬다
 
매미야, 매미야
왜 그렇게도 애틋하게
우는 거니?
 
자지러지는 소리에
나도 속이 너무
쓰리다
 
몇 년간 칠흑 속에서
비에 젖은 소리가
무겁게 흔들리고 있다만
 
잠깐 스치는 순간도
난 정겹게 들어주고
싶다
 
죄와 벌이 물 오른
이 새벽
나도 너희들처럼
애처롭게 울고 싶다만
 
험한 인생 그냥
너털웃음으로
받아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