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명철]일상 외3수

베스트셀러 고량주 설원문학상 응모작품

2017-03-22     [편집]본지 기자

일상

삼라만상에
꾸겨진 일상
영혼으로 종이에 담는다
뼈를 깎아 성형을 하고
이른 아침 거울을 본다
새롭게 태어난 내 새끼
이처럼 아름다울 수가 없다
코가 좀 삐뚤어지고
머리숱이 황당할지라도
언젠가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착각 하나에
오늘은 또 하나 시계 없는
밤이 된다
 
 
소풍
 
허공의 변두리에 숨어 있어도
지팡이를 끌며 찾아온다
엉기적엉기적
그 시각 어느 쯤에서
아, 내 혼은 몸을 떠나고
한 가닥 빛이 되어
아득한
은하계에 저장되겠지
입을 다물고 그리움만 담긴 채
 
구두신
 
어느 한
어미 소의 가죽이
언제부턴가
내 이 두발을 감싸
오솔길에 싸인 한다
입가에 흐르는
연분아
죽어서도 함께 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아
 
못질
 
살다보니 언제부턴가
내 빈손에 못 한주먹이 쥐여져
버리긴 아까워 망치를 휘두른다
니 마음에
내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