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독후감]핵폭탄 터지듯, 물 풍선 터지듯
제2회 동작 '한 책 읽고 독후감쓰기 대회' 초등부 최우수 서울사당초등학교 6학년 4반
‘혀를 사 왔지’의 주인공 시원이는 혀가 없어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원이는 무엇이든 파는 시장에 가서 혀를 사온다. 난 여기서 왜 작가가 주인공을 혀가 없는 캐릭터로 설정해 혀를 사왔다고 했는지 알 수 없었다.
말을 꿍 참고 있으면 마음의 병이 된다. 그래서 말은 좋게 쓰고, 나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난 때때로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잘 하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고 싶을 때도 몇 주씩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달라고 했다가 혼날까봐 그러는 것이다. 저번에는 염색이 너무 하고 싶어서 고민 고민 하다가 이야기 했는데 중학교 때 다시 검은색으로 염색을 해야 한다고 하여 염색을 못하여 울었던 경험도 있다. 염색을 못 해서 울었을 때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쌓였던 한이 한꺼번에 나온 것 같았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시원이도 마찬가지이다. 혀를 사온 뒤 맛이 없는 과일을 맛있다고 하며 파는 과일가게 주인, 어제 만든 빵을 비싸게 파는 빵집 주인,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 등 에게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한다. 마치 핵폭탄 터지듯 말이다. 핵폭탄은 터지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터지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 시원이가 책속에서 한 말도 마찬가지이다. 시원이가 너무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말을 참아서 핵폭탄 터지듯 말한 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물 풍선은 다르다. 물 풍선은 핵폭탄과 터지는 성질은 같지만 터지고 난 다음의 상황은 다르다. 물 풍선은 핵폭탄과는 다르게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하지 않는다. 또한 물 풍선은 터졌을 때 주변사람들의 더위를 시원하게 바꿔주고 서로에게 물 풍선을 던지며 재미를 선사한다.
시원이가 혀를 사와서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시원이가 계속 하고 싶은 말을 참았더라면 핵폭탄이 아니라 더욱 심한 수소폭탄처럼 이야기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원이는 물 풍선이 아닌 핵폭탄처럼 이야기하여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만약 시원이가 물 풍선처럼 이야기 했었더라면 시원이를 괴롭히던 친구와도 싸우지 않고, 원수로 계속 지네지 않고, 친한 친구로 지냈을 수도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원이는 핵폭탄처럼 이야기 하여 친구를 버렸다.
왜 작가가 시원이를 혀가 없는 캐릭터로 설정해 혀를 사왔다고 했는지 지금은 알 것 같다. 그 이유는 비록 시원이가 책속에서는 혀를 사 왔지만 작가는 시원이가 혀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사 왔다는 것을‘혀를 샀다.’라는 표현 방식으로 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나는 일상에서‘혀를 살’용기가 나지 않아 고심 끝에 편지를 애용하는 편이다. 편지를 쓰면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여야 하는 부담감도 덜어지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지를 쓰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바로 바로 전달할 수 없고, 글로 옮겨 적어야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언잰가는‘혀를 살’용기가 필요 할 탠데 ‘혀를 살’용기를 내는 연습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난‘혀를 살’용기를 내야한다. ‘혀를 살’용기를 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간단하다. 내가 편지로 하던 말을 대화로 하면 된다. 하지만 난 막상 상대편의 얼굴을 보면 하고 싶은 말을 했다가 거절 당하거나 무시 당할까봐 겁이 난다. 따라서 거울을 보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내가 잘하는 파워포인트 발표처럼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내용을‘그, 저’이런 말없이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이제는‘혀를 살’용기를 내어 하고 싶은 말을 핵폭탄이 아닌 물 풍선처럼 터트려 보아야겠다. 계속참고 있으면 물 풍선에서 핵폭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혀를 사 왔었더라면 그 혀를 핵폭탄 터지듯 쓰지 않고, 물 풍선 터지듯 쓰겠다. 작가는 시원이가 마지막에 혀를 팔면서 이야기를 끝낸다. 이것을 보면 작가는 시원이가 다시는 나쁜 말을 쓰지 않도록 하는 의도는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던지는 무심한 말 한마디가 핵폭탄 터지듯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깊게 생각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