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시 외1수] 진달래
2016-07-29 [편집]본지 기자
산 넘고 바다 건너
끝없는 세월에도 주름 잡아
또 다시 찾아오건만
나는 두 번 못 오는데
넌 갔다가 올 때마다
처음처럼 변함없는
미모
그것이 내 행복
내 사랑이라면
나로 돼 줘, 그러면
어머니 가꾸던 포전에 세월 멈추고
어머니 울던 얼굴에
꽃향기 감돌고
고추잠자리 맹꽁이
삶에 반짝 반짝 부귀영화
고운 새 둥지엔
옥룡 궁전 감돌아
사는 멋대로
너도 나도 웃으며
즐기다 가는
이 세상에
너처럼 한번만
더 왔다 갔으면
무성
삶의 길 열며 온 나그네
서녘과 노을 마주 보면서
땅 꺼진 한숨
까만 입김 토하는 지평선에
언덕 밑 숨은 곳에
할미꽃만 외로이 피어
잘 나갈 때 그대 생각 못 미치고
불행하였을 때 그대 그리워 우는
알 수 없는 경우
야속한 발길 인생 걸려
비틀거리는데
색 바랜 청춘은
색 바랜 서녘과 황혼을 젖혀
허무한 세월 속에 삶
여생 무난한 밥 한 끼 씩 걸식하면서
귀는 두겁 되고 눈은 덧겹 되어
조약돌 성에 가는 걸 원치 않으리
만리길 끝은 펑퍼짐하고 둥그런
하행선
오늘 맞아
닳도록 따로 기다릴 터다
그래도 사랑하는가봐
땅거미
품속 내주고 간다
김규현 프로필
한국작가협회 한문작에 등단, 신인상 수상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