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순 마술탄에 불을 붙여 밤하늘 향해 쏘아 보낸다 녹록지 않은 세상 수리수리 마술이라도 부렸으면 하는 새해의 소망을 담아 몇 달 치 월급보다 비싼 竹彈에 주문을 외는 노숙자 얼굴에는 한줄기 그림자가 일렁인다 언제나 배고픈 생애는 문턱 지키는 어둠의 신 탓이라고 연발탄에 소원을 빌면 고요 속에 폭발하는 섬광으로 골목마다 시름이 타고 깊게 잠든 내 가슴의 심지도 흔들린다 풀씨 하나 없는 겨울 한복판에서 미리 터뜨려보는 축포 부푼 꿈의 씨앗들은 어디에 뿌려지는지 火田 이랑 밤하늘 눈가루가 하얗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