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평, ‘골목이 평화다’ 주제로 서울 정동 일대 답사
2016-04-12 강성봉 기자
동평은 지난 4월 9일 올해 첫 행사로 개화기 근현대사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서울 정동일대를 답사했다.
총 37명이 참가한 이날 답사는 문화유산연대 김란기 대표의 해설로 서울시청→성공회 성당→덕수궁 대한문→덕수궁 석조전→덕수궁 현대미술관 변월룡전 관람→덕수궁 정관헌→덕수궁 중명전(을사늑약 체결 장소)→구 러시아공사관 터→서울성곽→홍난파가옥→딜쿠샤 저택→옥바라지 골목→영천시장 뒷풀이 순으로 진행됐다.
동평은 ‘골목이 평화로워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취지 아래 우리 근대사와 현재의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동북아 역사 속의 골목유산을 찾아보고, 앞으로 동북아시아에 산재하고 있는 각종 골목유산을 발굴하고 이를 평화와 연결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
한편 이번 답사 코스에 포함된 딜쿠샤(Dilkusha) 저택은 앨버트 테일러가 행주대첩에서 큰 공을 세웠던 권율 장군의 집터에 1923년에 지은 건물로 영미식을 혼합한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다. 딜쿠샤란 기쁨 또는 이상향을 뜻하는 인도어로 딜쿠샤 저택은 그 시기 가장 큰 서양식 가옥이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3.1 독립선언서를 빼돌려 전세계에 3.1운동을 최초로 알린 사람이다. 그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기도 했고, 제암리 학살사건에 대해서도 외신에 알리는 등 일제의 만행을 널리 알리고 조선을 사랑하다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되었다가 1948년 사망하여 유언대로 한국 양화진에 묻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덕수궁 현대미술관 변월룡 화가의 전시회를 관람했다. 변월룡은 1916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태어난 천재적인 고려인 화가. 그는 블라디보스톡 신한촌에서 중등교육을 받고, 험난한 시절을 지내며 서정적이고 사실적으로 고려인의 삶을 묘사했다. 변월룡은 사회주의 사회에 살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혁명에 앞장서는 그림을 그린 탓으로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그의 삶과 예술이 재조명되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