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우 수필 36>실력과 자질資質

2015-06-05     [편집]본지 기자

 1.

 
미국의 의과대학 입학시험에 최고 성적을 받은 이가 낙방했다.
 
그 학생의 어머니가 입시 담당관을 찾아가 물었다.
 
“우리 아이는 성적이 아주 좋았는데 어떻게 불합격이 되었습니까?”
 
그러자 그 담당자가 대답했다.
 
“성적은 제일 좋았지요.
 
하지만, 봉사활동은 물론 헌혈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더군요.”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그는 이렇게 덧붙여 말했다.
 
“우리 대학은 의과대학입니다.
 
성적만 좋은 사람보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돌볼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2.
 
“누가 이유 없이 당신에게 주먹을 휘두른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법고시 3차 면접시험에서 나온 질문이다.
 
“맞받아치겠습니다.”
 
“왜 그러겠습니까?”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답한 사람은 모두 낙방이 되었단다.
 
법관이 될 자질이 아니어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런 식은 보통 사람들이 할 대답이다.
 
법관이 될 사람은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을 생각했어야 한다.
 
법관은 풍성한 감성보다 냉철한 이성이 더 필요한 사람이다.
 
 
3
 
일마다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
 
성적이 우수하다고 다 인재(人材)인 것도 아니다.
 
실력은 머리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어 저절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실력보다 자질이 더 소중하다고 한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만
 
자질까지 갖춘 사람은 많지가 않다.
 
유능하면서 적합한 인재를 얻기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
 
 
申 吉 雨 (본명 신경철)
 
문학박사, 수필가, 시인, 국어학자
 
국제적 종합문학지 계간 〈문학의강〉 발행인
 
한국영상낭송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