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신문 선정 2014 중국동포사회 10대뉴스④
세월호 애도물결, 중국동포도 한마음으로 참여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 거주하는 재중동포 박모씨가 4월21일 세월호 참사 수습에 써달라며 심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성금과 함께 전달한 편지가 동포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4월21일 낮 40대로 보이는 낡은 점퍼 차림의 한 재중동포 남성이 중국 요녕성 심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방문하여 동포 담당영사를 만나서, 자신은 용정(龍井)에 사는 조선족 박씨라고 소개한 후 “뜻있게 써달라”며 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건네고는 사라졌다. 봉투 안에는 현지 일반 노동자의 한 달 급여에 해당하는 인민폐 3천 위안(약 50만원)과 돈을 보내는 사연이 담긴 짤막한 편지가 들어 있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단장 오공태)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 등을 돕기 위해 중앙본부와 48개 지방본부를 통해 모금한 6억4천만원을 4월23일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에 기탁했다. 오공태 단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되지 않겠지만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재일동포모두의 마음을 담아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멕시코 동포 고교생들이 학교에서 김밥을 팔아 세월호 피해지원 성금을 마련한 일도 있었다. 멕시코시티 인근 멕시코주의 국제학교 그린게이츠 11학년(고2)에 재학중인 오현지 양은 김밥으로 세월호 성금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로 친구들을 모았다. 오양은 친구들과 함께 300줄의 김밥을 교내에서 판매해 2만5000페소(약 200만원)의 성금을 마련, 기부했다.
전세계 한인 무역인들의 최대 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소속 회원들도 4월22일부터 4월25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16차 세계한인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행사 기간에 1억2,000여만 원을 모금해 기부했다.
국내 동포언론사와 동포단체들도 사망·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달하고자 십시일반 모금활동을 발 빠르게 전개했다.
국내에서 세월호 유가족 돕기 모금에 동참한 동포언론사로는 본지, 한중동포신문, 중국동포타운신문, 흑룡강신문, 신화보사, 중한뉴스, 한중법률신문, 한민족신문, 동포투데이 등이고, 단체로는 중국동포연합중앙회, 재한동포연합총회, 동포산악연맹, 중국동포축구연합회, 다문화생활스포츠협회, 재한동포문인협회, 재한동포교사협회, 재한동포유권자연맹, 이주와정착 독서포럼, 연변냉면 등이다.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 중국인 A씨는 4월28일 한중법률신문사로 ‘세월호’ 유족에 성금 100만원을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A씨는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희생자 가족의 참담한 심정에 밤잠을 설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유족들을 위해 자신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었다. 희생자 가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은 생각도 해봤지만, 언어도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편지에서 말했다. 비록 중국인이지만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마음은 국적과는 무관한 모두의 아픔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6월까지 전세계에서 모임 성금 규모는 약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모금 규모는 국내 주요 대형 사건·사고 성금 중 최대로 꼽힌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에는 672억원 규모, 2010년 천안함 침몰(395억5000여만원), 1995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192억원),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96억원) 등의 사건에서 100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그만큼 세월호 침몰 희생자, 실종자,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은 국민들이 많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