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우 수필 29> 개구리와 두꺼비
2014-11-03 [편집]본지 기자
[서울=동북아신문]두꺼비가 개구리를 만났다.
개구리는 다리를 쭉쭉 펴 보이며 몸매를 자랑했다.
두꺼비는 그러는 개구리를 부러워하며 칭찬을 했다.
“넌 참 잘 생겼다. 영화배우를 해도 인기를 얻겠다.”
그러자 개구리가 두꺼비를 쳐다보며 말했다.
“넌 몸이 그게 뭐냐? 꼭 옴 오른 것 같다.”
두꺼비는 기분이 나빴지만 참고, 친구가 되자고 청했다.
개구리는 내키지 않았지만 나쁠 것도 없어서 응했다.
개구리는 놀러 가자며 앞장을 섰다.
두꺼비는 부지런히 걸었지만 따라갈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 느림보냐? 빨리 오지 못하고.”
“빨리 걷는 게 그래. 숨이 차서 못 가겠다.”
“걷지만 말고 펄쩍펄쩍 뛰어 봐.”
개구리가 뒷다리를 웅크렸다가 박차며 앞으로 뛰어 보였다.
두꺼비는 시키는 대로 뛰었지만 중심을 잃고 나뒹굴고 말았다.
“아이구, 바보야. 그게 뛰는 거니? 넘어지는 거지.”
두꺼비는 몇 번 더 뛰어 보았지만 자빠지고 넘어지기만 했다.
“그만 둬라, 그만 둬. 날개도 없는 놈이 날겠냐?”
두꺼비는 무안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변명하듯 말했다.
“미안하다. 난 걸어만 다녔지 뛰어본 적이 없어서 그래.”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확실히 개구리는 잘생겼어. 몸매도 멋지고 뛰기도 잘해.
앞으로 크게 될 거야.’
둘은 풀숲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뱀의 얼굴이 보였다.
두꺼비와 개구리는 간이 콩알만 해졌다.
순간 두꺼비는 뱀에게 사정을 하였다.
“우리는 오늘 처음 친구가 되어 나온 겁니다.
그러니 한 번만 봐 주십시오.”
“하지만 난 배가 고프다. 그러니 한 녀석은 먹어야겠다.”
그때 개구리가 얼른 나서면서 말했다.
“나보다 못생기고 능력도 없는 두꺼비를 잡아먹으시오.
잘생기고 능력이 월등한 나는 할 일이 많다구요.”
그러자 뱀이 이렇게 말을 하였다.
“너 같으면 보기 좋은 떡을 먹지, 지저분한 놈을 먹겠니?”
그리고는 개구리를 덥석 물어서 한입에 넣었다.
두꺼비는 자리를 피하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예쁜 이는 수명이 짧고
재주가 있으면 일찍 죽는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그리고는 울퉁불퉁한 몸을 훑어보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잘생겼다고 누구나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지.
못생긴 내 생김새가 내 목숨을 건졌구나.‘
그러면서 개구리처럼 잘생기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