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유학생 강모양의 명복을 빌며
유학생칼럼/ 박우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개학을 앞둔 유학생들은 새 학기에 대한 기대와 압력으로 쌓여 바삐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을 체험조차 해보지 못하고 21살의 꽃 같은 인생을 성폭력의 "제물"로 마감해야 했던 중국조선족유학생 강모양 사건이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재한 조선족 사회에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유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은 "한국은 과연 안전한 나라인가?",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는 과연 안전보장이 되는가?", "한국의 법은 너무 약하다!", "여자의 권리가 너무 보잘것없다!", "살인범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등의 의문의 목소리를 내었고 요즘 한국사회에서 또한 성폭력 집중 단속기간에 이런 사건의 발생으로 인하여 한국인들 사이에도 성폭력을 엄격히 처벌하라는 거센 움직임이 보인다.
이미 떠나간 영혼의 명복은 우리 모두가 두 손 모아 빌어 마땅하다. 이번 사건은 사건발생 직후로부터 4일이 지나서야 친구에 의해 발견되었고 또한 신분확인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럼 사고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왜서 사건이 발생해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간 후에서야 신분이 확인될 수 있었는가? 물론 기타 객관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학생의 주변에 서로 알고 지내는 친구들, 즉 다른 사람과의 네트워크 범위가 좁았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 자주 연락하는 친구들이 많으면 사건발생으로부터 신분확인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데 충분한 조건은 아니지만 필요한 조건으로 될 수 있으며 한 보 더 나아 가서 사고의 발생을 미리 예방 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외딴 곳에 홀로 와서 유학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유학생네트워크가 더없이 필요하고 강모양 사건만 아니더라도 재한 조선족 유학생들 사이의 민족 애착심과 사명감의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원적이고 수평적인 연대관계를 갖고 있는 공론의 장, 의지의 장,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 현존의 재한 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는 학술세미나, 체육활동, 자원봉사 등 형식으로 학술 성, 친목 성, 실천 성 도모로 활약하고 있지만 학생들로 구성된 것만큼 그 활동범위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번의 뼈아픈 사건으로 인하여 네트워크 규모의 확충과 범위의 확장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더욱 많은 조선족유학생들 매 사람마다 하나의 점이 되어 서로 연대를 형성하고 기존 네트워크를 장대해 나가면서 상호의지, 교류, 공론의 장을 만들어 나갈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