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의 한을 풀었다”
강성봉 기자의 삼다도 제주 탐방(3)
멀리 형제섬이 있고 그 사이에 두꺼비처럼 생겨 두꺼비 바위라 불리는 작은 바위가 있었다. 가이드를 겸한 운전기사는 “제주도에 무인도가 80여개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형제섬”이라고 말한 뒤 “옛날에는 제주도에서 성산 일출봉이 새해 일출을 맞는데 가장 인기가 있었는데 최근 형제섬이 인기 있는 새로운 일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꺼비 바위에 새해의 기가 응집돼 있기 때문에 두꺼비 바위 위로 떠오르는 해를 찍는 게 사진사들의 염원이란다.
우리 일행은 제주 올레트레킹 10길에 해당하는 길을 따라 송악산 전망대쪽으로 가다 ‘사랑의 유람선’ 시간 때문에 전망대까지 가는 걸 포기하고 주차장으로 되돌아왔다.송악산에서 화순항 유람선 선착장까지 가는 길은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중의 하나인 산방산을 지나쳐 가게 돼 있다. 운전기사는 산방산의 유래에 대한 전설을 신이 나서 전해줬다.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 할망은 한라산에 걸터앉을 만큼 키가 컸는데 한라산에 앉아서 쉬려고 하니까 뾰족해서 불편했단다. 그래 뾰족한 부분을 떼어내 멀리 던지고 앉았다. 그 때 떼어 던진 부분이 산방산이 됐다. 측정을 해보니 산방산의 둘레와 한라산 정상 백록담의 둘레가 희한하게도 같다고 한다.
산방산의 유래에 대한 전설을 들으면서 몇해전 서귀포쪽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모습이 기억에 떠올랐다.
할망이란 할머니의 제주도 사투리다. 날이 맑게 갠 날 서귀포쪽에서 한라산 정상을 바라다보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머리 풀어헤친 할머니의 형상이 나타난다. 그로부터 설문대할망의 전설이 유래한 것이다.
제주의 360여 개의 많은 오름들은 설문대할망이 제주를 만들기 위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의 터진 구멍으로 조금씩 새어 흘러나와 생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날라다 부은 것이 한라산이 됐다는 얘기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산방산을 배경으로 활짝 핀 유채꽃밭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유채꽃밭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 일행은 유채꽃 밭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저마다 행복한 왕자도 되고 공주도 됐다.
이동렬 대표도 “유채의 한을 풀었다”며 즐거워했다. 유채꽃밭에서 1인당 1,000원씩 촬영비를 받는데 우리 일행은 운전기사가 주인을 잘 알고 있어서 무료로 사진을 찍었다.
운전기사는 제주도의 봄은 유채꽃이 유명하지만 유채꽃은 경제적인 채산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꽃이 지고 난 뒤 열린 유채 열매로 기름을 짜는데 기름값이 그렇게 높지 않단다. 그래서 시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유채꽃을 재배하는 농가에게는 보상을 해준단다.
버스는 유채꽃으로 행복해진 일행을 싣고 ‘사랑의 유람선’을 향해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