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봉의 돈 안들이고 쉽게 할 수 있는 건강법(2)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물품은?
인류 역사상 인간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물품이 무엇일까? 의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이 꼽은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물품 1위는 비누다.
20세기로만 한정한다면 푸른곰팡이에서 추출된 항생제 ‘페니실린’이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물품이다. 그러나 현재 페니실린은 부작용 때문에, 그리고 더 좋은 항생제가 많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우리말 비누의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비누가 한자어나 외래어가 아닌 순 우리말 단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콩·팥·녹두 등을 갈아 세수할 때 쓰거나 빨래에 비벼서 때를 씻어 내는데 ‘비노’라는 걸 썼다. 비노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박통사언해’로 한글로 비노라 기록되어 있다. 내용은 “머리 감게 비노 좀 주워 달라”는 것. 이 비노가 음운 변화를 거쳐 비누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조상들이 비누대용품으로 사용한 녹두 가루나 창포 가루를 비루(飛陋)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한자어 飛陋는 ‘더러움이 날아가게 한다’는 뜻이며 이 말이 비누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영어로는 비누를 soap이라 한다. soap의 어원은 고대 로마의 사포(Sapo)라는 산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사포산에서 제사를 지낼 경우 양을 제물로 사용했다. 제물을 태우면서 생긴 기름과 재가 섞여서 기름재가 남게 되었고, 어느 날 기름재가 섞인 물에 빨래를 했더니 옷에 묻은 때가 잘 빠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부터 기름재를 ‘사포’라 부르고 빨래할 때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개화기에 현재의 비누가 들어오면서 양비누라 불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비누의 의미를 완전히 대체해 버렸다. 초창기에는 우리말로 ‘사분’이라고 불렀는데, 이건 프랑스어의 Savon(사봉)을 음역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도 일제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노인들은 ‘사분’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이고, 터키어로는 오늘날까지도 ‘사분’이라고 부른다.
비누가 나오기 전까지 인류에게는 청결 개념이 별로 없었다. 아니,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대에는 비누가 귀족들만 쓸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비누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어 가격이 뚝 떨어졌다. 비누는 그 제서야 모든 사람의 일상용품이 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매일 손발을 씻을 수 있게 되면서 각종 감염, 전염의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게 됐다. 이전에는 전염병이 한 번 돌았다 하면 한 도시 단위로 떼죽음을 당하기 쉬웠다. 가장 큰 원인은 개인위생이었다.
AI가 돌아 닭과 오리가 수천, 수만 마리씩 예방적 살처분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전염병이 돌면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처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염병이 도는 지역을 폐쇄하여 사람들의 이동을 금지시켜 전염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인간도살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비누가 일상용품이 되면서 개인위생이 개선되고 많은 생명을 감염과 전염병으로부터 구할 수 있게 됐다.
외출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를 비롯해 비누로 손을 자주 씻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 질수 있다.
그러면 언제 비누를 사용해야 하고, 어떻게 씻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손을 씻어야 하는 시기로 △화장실 이용 후, △코를 풀거나 재채기 후, △애완동물을 만지고 난 후, △흡연 후, △쓰레기 등 오물을 만졌을 때,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조리실에 들어가기 전, △원재료를 다듬거나 세척작업 후, △기타 손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것을 만졌을 경우, △귀‧입‧코‧머리와 같은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긁은 경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경우는 역시 외출에서 돌아온 후다. 외부에서 세균을 묻혀 들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바른 손 씻는 방법은 비누거품을 충분히 내어 손과 팔을 꼼꼼히 문질러 닦고 미지근하고 깨끗한 물로 헹구는 것이다. 손가락 끝, 손가락 사이도 유의해서 깨끗이 씻어야 하며, 손톱 밑을 씻을 때는 손톱용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회용 종이 타월이나 손 건조기를 이용하여 물기를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비누를 사용하여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었을 때 99.8%의 세균 제거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흐르는 물로만 씻어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비누로 씻은 후 상업용 소독 비누 등을 추가로 사용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마지막으로 손 씻는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손바닥끼리 마주대고 문지른다, △손가락을 마주잡고 문지른다, △왼손을 등을 보이게 놓고 오른손 손바닥을 올려 문지른다, △엄지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으로 잡고 돌려주면서 문지른다, △손바닥을 마주댄 채 깍지를 끼고 문지른다, △손톱 밑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반대편 손바닥에 세워 문지른다.
비누는 앞으로도 인류의 전 역사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물품으로 남을 것이다. 비누를 잘 사용하여 우리의 건강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