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

2013-11-26     강성봉 기자

[서울=동북아신문]중국동포와 내국인은 분명히 문화 차이가 있다. 서로서로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족들이나 서양사람들은 술을 따라주기보다는 자기가 홀짝 홀짝 따라마신다.

중국동포들도 한족들과 어울려 살다보니까 한족들처럼 술이 남았는데도 따라준다.

잔이 비어야 술을 따라주는 것은 한국문화다.

한국에 나와 살고 있는 중국동포는 그 정도는 다 안다.

그러나 한국사람이 전혀 문화가 다른 한족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한족보다는 우리문화에 가깝지만 중국동포도 내국인을 다 이해 못한다.

구로공단이 지방으로 이전할 즈음에 한국과 중국이 수교가 되면서 가리봉동 쪽방을 채워준 게 중국동포들이다. 교통도 좋은데 싸게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동포들이 많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일자리 정보도 모였다. 그 시기의 동포들은 다 일 해서 돈 벌러 한국에 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보니까 동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서 돈을 번 동포들이 생겨났다.

돈을 번 사람은 쪽방촌을 벗어나서 살게 되고, 그런 사람이 늘어나다보니까 대림동으로 주거지가 확장됐다.

칵칵 침 뱉고, 담배 많이 피는 동포들이 사는 곳이 넓어지니까, 동포들이 싫어서 내국인 중에는 대림동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 자리를 다 중국동포들이 채워가다 보니 대림2동에 사는 중국동포가 거주민의 절반을 넘어버렸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자.

한국사람들이 70년대만 해도 현재의 중국동포와 큰 차이가 있었는가?

담배 많이 피고, 술 먹고 싸우고, 여기저기 토하고 그나마 중국동포들은 그때의 한국사람보다는 나아 보인다. 독한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잘 토하진 않는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한국사람이 조금 먹고 살게 됐다고 중국동포를 아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안 된다.

한국 속담에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대림동에서 중국동포는 먼 친척이 아니라 가까운 이웃이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분 좋게 해야 한다.

동포한테 ‘중국사람’ 하지 말고, ‘조선족’이라고도 하지 말고 꼭 ‘중국동포’라고 하자.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걸음 서로서로에게 다가가자.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상대방도 마음을 여는 법이다.

내국인은 동포를, 동포는 내국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여 서로의 마음을 열자.

이웃으로서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가 바로 그런 것 아니겠는가?

(편집자주 : 이 글은 강성봉 편집인 이름으로 대림2동 주민사랑방 '커다란 숲' 소식지 '먼지막이야기'에 실었던 글입니다. 그 소식지의 독자는 다 내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