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능 시] 훈민정음 외2수

2013-11-02     [편집]본지 기자
김영능(金荣能) 중국 훈춘시 출신.
연변작가협회회원, 연변시인협회 부회장
서정시집 ‘별에 부치는 노래’,
동시집 ‘하늘학교’ 출간
 
 
 
 
훈민정음

 

오천년 백두봉

삼천길 큰 나무
ㄱㄴㄷㄹ
오백년 익은
능금 열매
팔천만 바구니에
탐스럽게 넘쳐나니
향기는
사대양 놀래키고
입맛은
오대주 깨우친다

 

한글 책 

하아얀 이영

하아얀 벽
하아얀 문
 

하아얀 문턱

하아얀 온돌
하아얀 돗자리
 

백 모시

옷깃 여미는
반가운 얼굴
술보다
향기로운
하아얀 숨결
 
피보다
진한
하아얀 얼

 

새끼줄

 

근본을 잘리워

광야에 팽개친
족속
본색을 빼앗겨
 
울안에 버려진
동아리

피땀 짜가고

본전까지 털리워
 
허기 찬 속대뿐인데

기어코 하나로 엉키여

탈리고 꼬이는 삶
길이길이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