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 화남협의회 회원들, 가을빛 가득한 한국민속촌을 가다

동행취재 : 중국 심천의 동포 기업인들과 함께 한 어느 가을날

2013-10-25     강성봉 기자

[서울=동북아신문]2013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해외협의회 전체회의 참석차 서울에 온 중국 화남협의회(회장 강희방) 회원들이 지난 10월24일 한국민속촌을 찾았다. 원래 기업체 탐방 차원에서 화장품회사 코코존을 방문하려던 계획이 민속촌 관광으로 바뀐 것이다.

민화협에는 10개의 해외협의회가 있는데, 중국에는 북경을 중심으로 중국협의회, 상해를 중심으로 화동협의회, 심천을 중심으로 화남협의회가 구성됐다.

민화협 전체회의가 열리는 반포의 팔레스호텔에서 아침 일찍 만난 회원들은 강 회장의 인도 아래 45인승 대형버스에 탑승했다. 회원들의 들뜬 이야기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코코존 주식회사 천필성 대표이사가 “해외에서 오신 동포들을 잘 모시고 싶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공장 방문이 취소되어 유감”이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잘 즐기시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강희방 회장이 “협의회 사무국에서 특정 업체만 방문하게 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해 부득이하게 한국 민속촌 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웃고 즐기는 사이 차는 어느새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에 도착했다. 민속촌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나무들로 추색이 완연했다.

한국 민속촌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우리 민족 고유의 풍속을 배울 수 있는 교실이자 박물관이다. 1974년 30만평의 대지위에 세워진 민속촌에는 230여 채의 전통가옥이 모두 우리의 고유 양식에 맞춰 지어졌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각 지방의 가옥구조를 비교해 볼 수도 있고, 서민의 주거환경과 양반의 주거환경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또 우리 조상들의 생활, 생산 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대장간이나 유기공방 등이 전통 그대로 재현돼 있다.

수학여행을 온 듯 열을 지어 입장 준비를 하는 아이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국의 전통 마을을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 등으로 민속촌 입구는 북적였다.

우리 일행은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바로 입장해 농악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으로 가는길에는 곳곳에 10월3일부터 12월1일까지 진행되는 제2회 한국민속촌 사극드라마축제를 위한 세트장이 마련돼 있었다. 수많은 사극이 한국민속촌을 무대로 제작이 됐고, 그 중에서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극 세트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세트장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농악이 공연되고 있는 원형야외극장은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찰칵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공연을 즐기던 일행은 농악공연장을 뒤로 하고 관광객들을 위해 음식을 판매하는 주막을 찾았다. 해가 이르지만 목을 축이자는 것이었다. 술은 이미 준비돼 있었다. 일행 중에 유황샘물을 이용해 산삼막걸리를 생산하는 강촌유황샘물 김형복 대표이사가 합류해 있었고, 김 대표이사가 “해외에서 오신 귀한 손님들을 위해 바로 어제 제조했다”며 막걸리를 몇 박스 내왔던 것. 일행은 주막에서 주문한 파전을 안주로 대낮부터 얼큰해졌다. 술자리는 왁자지껄 때로는 역사 토론으로, 때로는 창조냐, 진화냐 종교 논쟁으로 점심 식사시간까지 이어졌다.

점심을 예약한 식당으로 가는 길에 있는 ‘민속촌’에는 우리 민족의 통과의례, 세시풍속, 생활양식, 민속놀이 등이 잘 전시돼 있었다. 일행은 민속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점심 메뉴는 들깨칼국수였다. 이곳에서도 산삼막걸리 파티는 이어졌다.

우연히 기자의 앞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된 오영환 중국국제상회 남녕상회 경제고문은 “극우와 극좌는 배제되고, 온건한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이 중심이 되어 통일이 추진돼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오 고문은 캐나다 동포인데 은퇴 후 우연한 기회에 중국 광서자치구 남녕시의 경제고문을 맡게 된 분이다. 민화협의 ‘주류가 그런 생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탑승할 때 (주)하얀의 배정애 대표가 바쁜 일정을 쪼개 한국민속촌을 찾아 동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번 행사를 주관한 코코존 천필성 대표이사는 “한국의 ‘화장품’ 제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동포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시장을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희방 회장은 “시기의 문제만 있지 통일은 곧 된다”며 “민화협 회원들은 통일을 도와야 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모국의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국내의 기업이 재외동포와 힘을 합쳐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시월의 하루였다.

이날 함께 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강희방 민화협화남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형복 강촌유황샘물주식회사 대표이사, 남기택 신천대학 한국유학생회장, 노성래 성지실업 대표이사, 박제영 북경한국투자기업협의회 부회장, 신기석 LC파워 이사, 오영환 중국국제상회남녕지회 경제고문, 우재하 민화협화남협의회 공동의장, 유영철 한유실업유한공사 대표, 천필성 코코존주식회사 대표이사, 최정서 코코존주식회사 상무이사, 한정현 덕주천우레미콘유한공사 회장, 황보봉진 맥한의원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