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금철 시]대부도 시초

2013-08-26     [편집]본지 기자

길이여 열려다오

 

북쪽의 대부도 오빠

남쪽의 제부도 누이 불러불러

몇해였더냐


생이별인줄 알고 손 뻗치면

지척이지만

길이 막혀 안아 볼 수조차 없네

 

같이 있을 땐 미처 모르고

갈라지니 서로 서로 그리워

열릴 길만을 바라보며

울고불고

 

고요한 섬


하아얀 해빛이

바다위에 내려앉아

쪼르르 짝짝 놀다가


 

다시 바람으로 되어

섬에 올라가

여기 저기를 쓰다듬는

여기는 섬

바다가에 홀로 놀러나온

고요한 섬

 

 섬은 운다

 

날이 밝으면

조용한 섬에

포크레인과 숱한 화물차들이

줄지어 올라온다


처녀의 봉긋한 가슴이런듯

귀중한 산

산을 파헤친다

흙을 실어다 바다에 처넣는다

 

나무가 울고

새가 울고

흙이 울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래서 밤이 되면

섬은 소리친다

아우성 친다

키높이 솟은 파도를 붙잡고

 

바위섬

 

바위는 그냥

버티고 서있다

할수 없이 바다가

바위를 살살 싸고 돈다


 여린 조약돌만

이리 저리 굴리다

바다가에 밀어버리고

바다는 눈물만 짠다


 바위가 자라 섬 되니

바다는 그제야

두손 들고 철썩 처절썩

아우성 치며 물러간다


 2012.8.11 대부도에서

 

 프로필

본명: 림금철(林今哲)

아호: 하 나(荷 娜)

필명: 김 택(金 澤)

1963년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서 출생

선후로 가정신문사 등,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기자, 편집을 역임

1998년 문단 데뷔

연변작가협회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회원

제12회 백두아동문학상 수상

동시집 <<이슬>> 출판

현재 한국에 체류중

  이메일: ljz0422042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