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가르쳐야 합격하는 줄 알아요”

[인터뷰]1년만에 538명 합격시킨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 임채서 교장

2013-06-18     강성봉 기자

 

[서울=동북아신문]“진심이면 통한다고 봐요. 동포들이 가족같이 믿어주고 따를 때 보람을 느껴요.”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 임채서 교장은 학생이 등록을 위해 학교를 찾으면 먼저 학생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상담을 시작한다.

“등록을 강요하진 않아요. ‘나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택하라’, ‘본인의 신심이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말하죠. 그리고 하루 실습을 해보고 원하는 과정을 선택하게 합니다.”

이런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지난해 5월부터 올 6월 첫 주까지 임채서외식직업전문학교는 500여명의 중국동포 자격증 취득자를 배출했다.

“약 1년간 정확히 538명을 합격시켰어요.”

임 교장은 이 학교가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F-4 비자 변경을 위한 자격증 취득반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수를 정확하게 제시했다.

임 교장은 이렇게 많은 합격자를 낼 수 있는 비결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워낙 모든 강사들이 열심히 가르치지만, 중국동포 강사들을 두 명 채용하고 나서 합격률이 30% 정도 늘었어요.”

중국동포 출신으로 이 학교에서 한식을 강의하고 있는 최순희 선생은 임 교장이 학생들의 시험성적까지 일일이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관리가 얼마나 깐깐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자 합격률을 높이는 또 다른 비결인 셈.

“비자 전환만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동포들에게는 제빵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권하고요,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는 한식이나 중식 자격증 취득을 권합니다.”

학교에는 매월 약 200명의 동포들이 상주하고 있다. 과정을 다 이수하고 자격증 취득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200여명에 이른다.

“한 기 6주과정에 대략 100명 정도가 등록을 합니다. 제과점 창업을 위해 제빵기능사과정에 부부가 함께 등록해서 함께 합격한 경우도 있고요. 엄마와 딸, 이모와 조카, 자매가 함께 등록하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동포들을 위해 7월 6일에 치러지는 중국어반 시험은 40명이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한명은 한국어를 공부해 한국어로 치러지는 시험에 응시해 이미 합격하기도 했다.

“중국어반에 등록을 하고는 한국어로 시험을 보겠다는 거예요. 그러더니 ‘척’ 합격해버린 거죠.”

임 교장은 어렵게 한국에 들어온 중국동포들의 합격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동포들이 포기하려 할 때마다 ‘너는 할 수 있다’ 격려합니다. 열 번 째 시험에서 붙은 사람도 있어요.”

임 교장은 증국동포 전문반을 운영하면서 동포들을 위한 전문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동포들을 위해 중국동포 강사를 2명 채용했다. 한식 강사 최순희 선생과 제빵기능사반 이미영 선생(가명)이 그들이다.

“동포 선생들이 학생들이 무엇이 부족한 지 알기 때문에 더 잘 이해시킬 수 있어서 합격률이 높아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학생의 시험 성적을 기록하는 점수관리, 출석관리는 기본이고, 매일매일 학생의 수업태도, 학생의 상태 등을 알 수 있도록 상담일지를 작성하게 했다.

“학생들이 고생을 덜 하면서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우려고 합니다.”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는 최근 법무부에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복요리, 제빵, 제과 등  요리 관련 7개 분야에 F-4 체류자격 변경을 위한 자격증 취득 교육기관으로 등록했다. 또한 (사)동포교육지원단에 의해 C-3 기술연수교육기관으로 지정돼 7월 1일부터 기술연수교육을 시작한다. C-3(단기종합) 비자로 들어와 6주간 교육을 받으면 일단 3년간 체류가 가능한 H-2 비자로 체류자격을 변경할 수 있다.

“6주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충분히 F-4로 체류자격을 바꿀 수 있는 자격증을 딸 수 있는 데도 동포들이 요식행위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는 C-3 기술연수교육을 대비해 학교와 가까운 곳에 기숙사 건물도 두 동을 준비했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임 교장의 평소 소신이 다시 발동된 것.

“저는 어떻게 가르쳐야 학생들이 합격하는 줄 압니다.”

30여년간 요리를 직접 가르치며 학교를 운영해온 임채서 교장의 자신에 찬 한 마디다.

문의 : 02-702-4020

 

[미니 인터뷰]중국동포 출신 한국요리 강사 최순희 선생

“혼신의 힘을 다해 가르쳐요”

 

“혼신의 힘을 다해 가르칩니다.”

본인의 말이 아니다. 최순희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최 선생의 강의를 평해 하는 말이다. 최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얼마나 열심인지 이 한마디로 알 수 있다. 선생이 이렇게 열심히 가르치는데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리 없다.

“오늘 합격자 명단을 받아보고는 웃음이 절로 나왔어요.”

그가 가르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합격자 명단에 들어 있었기 때문. 최순희 선생은 연길 출신으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서 한국국적을 취득한지 14년 된 베테랑 한국 요리강사.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의 두명의 중국동포 강사 중 한명이다.

“학생들이 한국말로 설명해서 못 알아들으면 중국어로 설명해주니까 수업 반응도 좋고, 결과가 좋은 것 같아요.”

최 선생은 다른 요리학원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요리를 10년 이상 가르쳤다. 중국어 강사를 하기도 있다.

“같은 동포로서 동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기 때문일까 최 선생은 중국동포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한국사회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조선족들은 일본에 가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만 언어가 통하는 내 민족이기 때문에 한국에 와요. 그런데 여긴 여기대로 규칙이 있으니까 그게 아닌 데도 때로는 ‘차별하는 게 아니냐’ 느낄 수 있죠. 그럴 땐 서러움에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원리원칙대로 딱딱하게 대하기보다는 한국사회의 동포들에 대한 포용력이 좀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외로움 서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동포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중국동포들이 한국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려면 F-4의 전면적용 같은 중국동포들을 위한 한국사회 정책의 변화가 필요함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사회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동포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동포들의 입장에서 동포들의 한국사회 이해를 돕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중국동포 강사 최순희 선생의 역할이 귀중한 또 하나의 이유다.

 

[이 사람]한국요리 배운지 두 달 만에 합격한 송철씨

“날아갈 것 같았어요”

 

“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았어요.”

한국에 두 달 전에 입국한 송철씨는 한국요리 자격증 시험에 실기까지 합격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송씨는 한국요리를 배우기 시작한지 채 두 달이 안 된 지난 6월 13일 자격증을 취득했다. F-4로 비자 자격 변경은 물론 대기업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에 취직할 예정이다. 임채서 교장이 취직을 알선해 주었기에 가능했다.

“제 꿈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떼게 해준 임채서외식요리직업전문학교에 감사드려요.”

송씨의 꿈은 자신의 손으로 요리하는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것. 송씨는 중국연변자치주 연길출신으로 직업학교를 졸업한 뒤 식당에서 일하다 부푼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학생에게 필요한 게 뭔지 콕콕 찍어서 잘 가르쳐요.”

본인이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게 됐지만 학교에 대한 그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그가 꼽는 학교의 경쟁력은 질 높은 강의,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 좋은 시설 등이다.

“중국동포의 처지를 이해하는 선생님에게 배우니까 말도 잘 통하고 이해가 잘 돼요. 게다가 실습할 재료를 충분히 주니 합격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송씨는 중국동포 강사가 두 사람이나 있다는 것과, 요리 재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을 이 학교의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으로 특히 강조했다.

“이제 일식요리를 배우려고 해요. 실기만 보면 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요.”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송철씨의 코리안 드림이 어떻게 영글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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