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아내 살려낸 중 조선족 남편 순애보
2006-02-24 동북아신문 기자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봐 기적적으로 살려낸 중국 조선족 남편의 아내 사랑이 중국 동포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주도인 옌지시에 거주하는 박철규(54)씨와 교통사고로 8년간 의식불명이었던 그의 아내 허금숙씨.
23일 동북저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997년 교통사고를 당한 아내 허씨가 병원에서 식물인간 판정을 받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를 집으로 데려와 병시중을 하며 돌봤다. 8년여의 투병생활끝에 허씨가 의식을 되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허씨는 문병 온 이웃들이 남편을 가르키며 "누구요"라고 묻자 "내 나그네"라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씨는 "눈물이 났다. 그동안 고생이 싹 가시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하고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통보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내가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하면 언젠가 깨어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아내 곁을 묵묵히 지켜온 박씨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내 아내다. 영원히 지켜주겠다."고 변함없는 아내 사랑을 털어놓았다. 아내와 자식을 돌보느라 맹장이 터진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던 박씨는 "아내와 가족의 고통을 먼저 생각했기에 나의 고통은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