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력을 펴고
신길우의 수필 252>
2013-01-02 [편집]본지 기자
새해 아침이다.
새 달력을 폈다.
붉은 구름 위에 해가 둥그렇게 떴다.
모두들 저 해처럼 둥글고 환하길 빌겠지.
화가의 마음을 나도 담으며 날짜를 본다.
1월 31일이 5줄로 들어온다.
빨간색 초하루 1자가 두드러진다.
30개의 날짜가 도드라졌다가 지나간다.
이만큼의 날들이 12장에 또 들어 있지.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기념할 날부터 표시하고
할 일을 날짜 밑에 적어 넣는다.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것들
어느 새 낱장마다 수가 놓였다.
한 해의 계획을 한 달짜리처럼
초하루에 다 적었다.
의욕은 끝이 없고, 욕망은 꿈을 낚는다.
문득 한 달이 1년이라면--?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가 아니어도 흐뭇하다.
마음이 느긋해진다.
감성(感性)이 부풀면 이성(理性)도 들뜨는 것.
더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하루의 시간에도 일은 연이어진다.
“저녁은 어쩔 거요?”
아내의 말에 하루가 갔다.
하루살이의 일생을 다 보냈다.
오늘 한 평생을 무얼 했지?
‘어영부영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퍼뜩 정신이 든다.
그래,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삶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자.
밥 먹는 것이 가장 행복하지.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지.
삶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한 것.
웃는 가족들 모습이 가슴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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