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시]감자꽃

2012-09-26     이동렬 기자
불귀不歸 불귀不歸
내설음
연변의 산자락 돌밭 틈에
흰 꽃으로 피었네

감자꽃 피는 유월
종일토록 쏟아 붓는
불볕더위, 긴긴 장마는
시련의 채찍인가
한 맺힌 눈물인가
가난을 떨치려, 가난을 떨치려
비바람 매몰찬
산 설고 물 설은 금남리 강가에서
모진 고난 감내하며 지새운 긴 밤
병든 몸 내색 없이
고웁게 미소 짓더니…

불귀, 불귀
불약귀不約歸 슬피 우는 밤
설운 눈물 보일까
설운 얼굴 보일까
산자락 돌밭 틈에
가만히 피었다가
가만히 떨어져 간
아련한 감자꽃.